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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안전 위협하는 지하철 비상안전문에 면죄부 준 엉터리 감사”

편집국 l 481호 l 2024-09-12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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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委, 서울교통공사에 경고·주의 등 5건 통보 / 곁가지 사안들에 경미한 조치… 핵심 문제는 외면하고 사실관계 왜곡하기도



숱한 의혹과 문제점을 노출하며 장기간 파행중인 서울 지하철 21개 민자역사 광고판 겸용 비상안전문(이하 비상문) 설치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산하 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대한 감독기관 서울시의 감사마저 봐주기를 넘어 직무유기 의혹이 제기되는 엉터리 감사라는 비판이 제기돼 또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8월 9일 비상문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를 관련 민원을 최초로 제기한 한 민원인에게 통보했다. 해당 민원은 원래 서울시의회로 접수됐으나 위원회가 이를 고충민원으로 이송받아 직권감사로 전환했었다. 위원회는 감사 범위를 ‘업무 전반’으로 정하고 감사인력 4명을 투입해 5월 9일부터 57일간 감사를 실시했다.
직권감사 전환시 위원회는 “공사의 부당 및 중대한 과실에 의한 사업추진으로 인하여 이용승객의 생명, 건강, 안전 등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철저한 감사를 통해 부적정한 업무처리를 바로 잡아 재발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직권감사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①광고업체와 사전 합의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부서경고’ ②강화유리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시정요구’ ③모든 하자의 책임을 공사가 다 떠안은 것과 관련해 ‘권고’ 등 3건의 행정상 조치를 통보했다. 또 ①과 관련해 담당부서 팀장에게 ‘경고’, ②와 관련해 담당부서 팀장에게 ‘주의’ 등 2건의 인사상 조치도 통보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민원인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민원인은 “조치 사안들은 비상문 사업의 핵심이 아닌 곁가지라 할 수 있다”면서 “보고서에 적시된 내용들을 보면 받아쓰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공사의 주장 및 변명이 거의 그대로 활자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민원인은 “입장이나 주장을 대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실관계마저 왜곡하거나 호도하고 있는데 감사의 직분을 망각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회는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사에 통보하고 이의 제기를 안내했는데 공사는 이의제기없이 전폭 수용했다. 
입찰서의 내용, 사업진행 경과, 민원인의 주장을 토대로 서울시 옴부즈만 감사 결과중 핵심적인 문제점 5가지를 살펴봤다. 재질 변경 문제는 공사의 비상문 설치 업무가 얼마나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는지가 아주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어 6면에 별도로 기사화했다.

1 패닉바의 형태
비상문 문제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공사와 계약업체가 N사의 특허를 피해가기 위해 입찰서에 가로형으로 돼있는 패닉바의 형태를 세로형으로 변경했고 이로 인해 전동차의 정차 위치에 따라 승객이 패닉바를 작동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생기는 치명적 결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시뮬레이션까지 뒷받침돼서 제기됐다.
만약 이 지적이 사실이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비상문을 설치하는 목적 자체가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비상문의 안전장치로서의 기능은 크게 상실된다. 
위원회는 입찰서에 패닉바의 크기, 재질, 두께만 명시돼 있고 가로형인지 세로형인지 형태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형태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입찰서에 가로형 표현만 없을뿐 가로형으로 설치하도록 돼있다.  
규격서 <3-2(비상문 세부규격) 8)패닉바>에는 패닉바의 크기에 대해 “비상문 규격에 맞게 제작”이라고 돼있다. 그리고 입찰 공고문과 규격서의 <설치수량 표>에 적시된 슬라이딩식 비상문의 규격은 3,430㎜와 2,600㎜ 두 가지다. 이 규격에 맞게 설치할 수 있는 패닉바는 가로형이다. 또한 규격서 <3-3(비상문 제작) 2)항>은 “비상시 선로측에서 승객이 비상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중앙에 비상(수동) 열림레버(Panic Bar)를 설치하여야 하며”라고 돼 있다. 중앙에 설치돼서 문열림 작동 기능을 할 수 있는 것도 가로형이다. 세로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현재 설치중인 비상문들의 패닉바는 모두 세로형이다. 약 1,700㎜ 크기로 중앙이 아닌 양옆에 치우쳐서 설치돼 있다. 명백한 입찰 조건 위반이다.
위원회는 패닉바가 이렇게 변질돼 설치되면서 그 결과로 나타나는 사각지대 발생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비상문 설치의 가장 큰 목적이면서 시민 안전과 직결된 것인데 아예 눈을 감고 외면해 버린 것이다.

2 50만회 안전성 테스트
입찰 규격서에 비상문은 50만회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해 인증받은 제품만을 설치하도록 돼있다. 인증받지 않은 제품은 원상복구(철거)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비상문이 안전장치인 만큼 안전성 테스트는 입찰의 핵심 조건이다. 그런데 현재 설치중인 Q사의 비상문은 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 아니고 테스트 시작 전에 이미 설치되기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원회는 ‘공사가 2024. 4. 22. 시험기관을 통한 50만회 인증 후 2024. 5. 13.부터 비상문을 설치중임이 확인됐다’면서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 
공사는 직접 인증을 한 바도, 제대로 인증이 됐는지를 확인한 바도 없다. 위원회는 앞서 민원인에게 보낸 5월 22일자 중간회신에서 검증기관 H가, Q사의 의뢰를 받고, Q사가 의뢰한 시험방법을 써서, 25만회 열고 25만회 닫는 시험을 한 후 ‘열림 닫힌 횟수 50만회 과정에서 개폐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중간 회신과 결과 회신이 달라진 것이다. 
인증기관 보고서에 적시된 시험항목은 ‘개폐반복성 50만회’였다. 위원회가 Q사를 공사로 둔갑시키고, 인증기관이 25만회 개(開)와 25만회 폐(閉)를 50만회 개폐 테스트로 둔갑시킨 것임을 확인하고도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위원회는 이대역에 목업으로 설치된 비상문의 설치 일자가 2024년 1월 5일임도 확인했다. 입찰서에는 목업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 인증 예외 조항이 없다. 때문에 원상복구(철거) 대상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인증 전 설치임을 확인하고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3 납품 지연의 귀책 소재
납품 기일 2023년 12월 29일에 비상문은 납품되지 않았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계약의 해지나 해제, 또는 매일 682만원의 지체상금이 부과됐어야 한다. 그런데 공사는 비상문 설치에 대한 ‘세부 실행기준 및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광고사업 업체와 이견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2023년 5월 29일부터 154일간 납품기한을 연장해줬다. 업계에서는 광고업체와의 이견 발생은 핑계이고 실제로는 설치할 제품 자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부당한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원회는 공사와 광고 업체가 고정문을 개방문으로 개선할 때 개선의 방법과 내용을 합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구조화협약’을 2016년에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근거해서 양자가 대면 또는 문서를 통해 여러 차례 협의를 한 바도 확인했다. 공사 관계자로부터 광고 업체와 주고받은 2가지 문서를 근거로 양자간에 세부 실행방안이 마련된 것이라는 답변도 들었다. 공사가 납품기한 5개월 전에 계약업체에 “계약기간내 사업 미완료시 지체상금 부과되니 조속히 시행을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제품의 안전성 테스트가 납품기한 3개월을 넘긴 2024년 4월 12일에서야 시작된 사실도 확인했다.
반면에 계약업체가 공사에 사유를 제시하며 사업이나 공사를 중단하겠다거나 납품을 연기 또는 못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내용은 감사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위원회는 공사와 광고업체간 2016년 재구조화협약을 근거로 납품 지연의 책임을 공사에 돌리면서 공사의 지체상금 미부과와 기한 연장 계약이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 위원회가 가장 강조한 것이 공사와 광고업체간에 합의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공사와 광고업체간 합의서는 지금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합의서가 납품 지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핑계거리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4 유효 통로 폭 0.8m
2019년 민자역사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역사의 비상문 설치 사업 입찰 때 공사는 열림폭 1,200㎜짜리 N사 제품을 채택하지 않았다. 슬라이딩 방식을 문제삼아 푸시형(여닫이)인 Q사 제품을 택했다. 2022년에 상황이 반전됐다. 푸시형의 문제점이 부각되자 슬라이딩 방식을 택하기로 하고 N사 제품으로 시범설치를 했다. 이때 공사는 1,200㎜ 열림폭을 1,400㎜로 늘리도록 요구했고 N사는 제품을 새로 개발해 설치했다.
본공사에 설치중인 Q사 제품의 열림폭이 1,200㎜로 나타나자 우수한 성능 제품을 놔두고 저급 제품을 설치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Q사가 N사의 특허를 피해 입찰 조건을 충족하는 1,400㎜ 규격 제품을 만드는게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후 입찰조건의 재질과 패닉바 구조가 설계 변경되고 시범설치 제품에 미달하는 열림폭 제품이 설치되면서 이같은 주장들에  힘이 실렸다.
궁지에 몰린 공사는 입찰 규격서에 명시된 ‘비상문 개방시 유효통로 폭(0.8미터 이상)’을 근거로 Q사 제품이 입찰조건을 충족한 것이어서 문제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효통로 폭은 문 열림폭이 아니라 문 앞쪽의 통로 폭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반박이 제기됐다.
위원회는 공사가 제시한 규격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는 설치중인 두 가지 비상문의 ‘유효통로 폭’이 1.2m와 0.86m여서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문제에 대한 위원회 판단은 이런 감사기구가 시민 혈세를 써가면서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물음을 야기한다.  
유효통로 폭 0.8m는 본질이 아니다. 궁지에 몰린 공사가 내세운 방어수단일 뿐이다. 정상적인 감사기구라면 비상시를 대비한 수십미터 지하 역사의 비상문에 1,400㎜짜리 제품을 놔두고 1,200㎜짜리 제품을 설치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그런 선택 과정에 잘못은 없었는지 본질을 살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위원회 판단대로라면 1,400㎜ 비상문 놔두고 그 절반밖에 안되는 800㎜ 비상문을 설치해도 아무 문제가 안된다는 얘기다. 

5 계약 변경의 적정성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4조는 86% 미만으로 낙찰된 계약금액을 10% 이상 인상할 때는 지자체장(공사는 사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비상문 사업 낙찰금은 85억2,800만원이고 낙찰률 80.4%다. 변경된 금액은 110억3,300만원으로 인상률 29.4%다. 시행령상 사장 승인 대상이다. 그런데 공사는 계약금액 20억 이상의 20% 이상 변경시 본부장이 결재하도록 돼있는 내부 위임전결규정을 근거로 해서 기술본부장 전결로 계약을 변경했다. 하위 규정으로 상위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다. 공사가 사장 승인을 받도록 돼있던 규정을 개정한 것은 이 계약 변경 두 달 전인 9월 19일이다. 
위원회는 보고서 앞부분에 시행령 조항을, 뒤에 공사 규정을 제시해 놓고도 위임전결규정에 맞게 변경을 한 것이어서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위원회의 무기력, 무사안일을 넘어 직무유기를 의심하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런 의심을 들게 하는 내용들이 보고서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3 납품 지연의 귀책 소재
납품 기일 2023년 12월 29일에 비상문은 납품되지 않았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계약의 해지나 해제, 또는 매일 682만원의 지체상금이 부과됐어야 한다. 그런데 공사는 비상문 설치에 대한 ‘세부 실행기준 및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광고사업 업체와 이견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2023년 5월 29일부터 154일간 납품기한을 연장해줬다. 업계에서는 광고업체와의 이견 발생은 핑계이고 실제로는 설치할 제품 자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부당한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원회는 공사와 광고 업체가 고정문을 개방문으로 개선할 때 개선의 방법과 내용을 합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구조화협약’을 2016년에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근거해서 양자가 대면 또는 문서를 통해 여러 차례 협의를 한 바도 확인했다. 공사 관계자로부터 광고 업체와 주고받은 2가지 문서를 근거로 양자간에 세부 실행방안이 마련된 것이라는 답변도 들었다. 공사가 납품기한 5개월 전에 계약업체에 “계약기간내 사업 미완료시 지체상금 부과되니 조속히 시행을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제품의 안전성 테스트가 납품기한 3개월을 넘긴 2024년 4월 12일에서야 시작된 사실도 확인했다.
반면에 계약업체가 공사에 사유를 제시하며 사업이나 공사를 중단하겠다거나 납품을 연기 또는 못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내용은 감사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위원회는 공사와 광고업체간 2016년 재구조화협약을 근거로 납품 지연의 책임을 공사에 돌리면서 공사의 지체상금 미부과와 기한 연장 계약이 부적정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 위원회가 가장 강조한 것이 공사와 광고업체간에 합의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공사와 광고업체간 합의서는 지금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합의서가 납품 지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핑계거리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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