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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속 위기 현실로 확인된 옥외광고 최대의 산업 인프라 코사인전

신한중 l 484호 l 2024-12-12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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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시 부흥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할 때” 한목소리



국내 옥외광고 산업 최고 최대의 산업 인프라인 코사인전이 위기의 기로에 섰다.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기업들의 이탈과 관람객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기획·홍보 등에 있어 주최측의 역량과 성의가 부족하다는 지적마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코사인 전시회를 지킬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프린팅 업체 대거 불참하며 양과 질 모두 위축 
지난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사인 2024(한국국제사인디자인전, KOSIGN 2024)’가 역대 최악의 전시라는 꼬리표를 남긴채 초라한 성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로 32회째를 맞은 코사인전은 국내 옥외광고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마중물이 바짝 말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전시는 50여개 기업들이 참여한 수준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에도 못미치는 규모로 치러졌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던 주요 디지털프린팅 기업들이 대거 이탈한데 있다. 코사인전 스폰서를 번갈아 맡았던 한울과 디자아이를 비롯해 마카스, 딜리, HP코리아, 한국롤랜드디지 등 산업의 중추라 할 수 있는 기업들 다수가 자리를 비웠다. 규모면에서도 축소됐지만 참관객도 현격히 줄어 참가업체들끼리 서로의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에 불과했다는 가혹한 평가마저 나왔다.
그나마 한국엡손과 코스테크 등 일부 기업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다양한 기업들의 기술 경연장을 기대하고 온 참관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자리일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경기 속에서 코사인전을 비상구 삼아 부스를 꾸민 중소업체들 또한 도처에서 들려오는 ‘볼게 없다’라는 참관객들의 불평에 안타까운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전시에 참가한 한 간판제작업체 관계자는 “인지도가 없는 중소업체들을 보기위해 일부러 전시를 찾는 참관객은 거의 없는 만큼, 메이저 기업들이 참관객들의 발길을 견인해야 그 효과를 중소업체들도 함께 누린다”며 “어려운 와중에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이런 상황을 맞으니 입맛이 쓰다”고 토로했다.  

▲불황 속 시장의 역동성 이끌어낼 뉴 트렌드 부재 
코사인전의 위축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러 원인을 진단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기 악화다.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해 업체들이 전시를 치러낼 만한 여력이 부족해 진 것. 불황 속에서 비용·인력의 기회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참가할 만큼 지금의 코사인전이 메리트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게 불참업체 대부분의 속내다. 
또 다른 문제는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낼 핵심 트렌드의 부재다. 이는 단순히 코사인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옥외광고 업계 전체가 당면한 문제라는 점에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사출력과 플렉스 간판이 주류를 이뤘던 시절에는 디지털프린터가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초기 코사인전이 활짝 기지개를 편 것도 이런 디지털프린팅 시장의 성장과 맞물리면서였다. 이후에 나타난 채널 사인 대유행기에는 채널벤더를 비롯한 간판 자동화 장비가 전시의 성장을 견인했다. 
LED사인이 대세로 떠올랐을 당시에는 각종 LED관련 업체들이 전시장을 눈부시게 밝혔으며, 최근 수년 동안은 UV 평판 프린터와 이를 보조하는 디지털 평판 커팅기가 의미있는 흐름을 만들어 가기도 했다. 
이런 시장의 변화와 역동성 속에서 코사인전은 주요한 트렌드를 포착· 발굴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몇몇 다지털프린터 신제품과 새 기술이 반영된 일부 LED디스플레이들이 참관객들의 관심을 끄는데 그쳤을 뿐, 산업을 주도할 만한 핵심적인 흐름을 담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어려운 경기 속에서 활로를 찾고자 전시장을 찾았던 참관객들의 실망은 더 컸다. 

▲홍보·기획력 강화 등 실효성있는 해법 필요  
주최측의 역량과 성의가 부족했다는 불만도 도처에서 흘러 나왔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전년도 주제였던 ‘옥외광고에 디지털을 더하다’(Digital beyond Signs)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새로운 기획에 대한 노력 자체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나마도 이런 디지털 전환 흐름을 주효하게 보여줄만한 구성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구색을 맞추는데 급급했을 뿐 업계의 비전을 찾는 행사로서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불만이 커지다 보니, 참가업체가 줄면서 전시장 한쪽 공간을 텅 비워둔 것마저 빈축을 샀다. 어차피 비워둘 것이라면 유휴 공간을 업체들의 쇼룸이나 미팅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었다는게 참가업체들의 지적이다. 
수년간 꾸준히 전시에 참가해 온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코사인전은 규모도 크게 줄었지만 홍보나 운영면에서도 유독 성의가 없었다고 느껴졌다”며 “주최측에서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앞으로의 참가는 어려울 것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관객은 “올해도 아쉬움이 크지만 코사인전이 지니는 위상과 가치는 우리 업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비용 인하나 적극적인 홍보로 역동적이고 실효성있는 박람회로 부활할 수 있도록 해법이 마련돼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신한중 기자[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