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션 광고·축제·콘서트 등 줄 취소에 연말연시 특수 물량 증발 / 업계,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 속에서 엄혹한 2025년 첫발
의위원회의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돼있는 현행 규정2025년의 새해가 밝았지만 옥외광고 업계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게 얼어 붙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기대했던 연말 특수가 대부분 실종된 상태에서, 같은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시장 전체가 일제히 멈춰섰기 때문이다.
연이은 정치·사회적 참사에 그나마 반짝 특수로 기대를 모았던 연말연시의 프로모션 광고, 콘서트, 지역 축제 및 행사 등이 모조리 취소되면서 계획된 광고 물량들이 모조리 증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참혹한 상황에 업계도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조용한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엄혹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옥외광고의 최대 소비처인 유통업계의 상황부터가 문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초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서 신년 할인행사와 관련한 외벽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도 새해 정기세일 홍보를 하지 않기로 하고, 관련 광고물이나 팜플릿 제작도 하지 않는다.
새해맞이 할인 행사를 계획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들도 홍보를 축소하고 있다. 특히 혹여라도 예상치 못한 물의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만큼 옥외 프로모션은 대부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통뿐 아니라 전국의 콘서트와 지역 축제가 취소·연기되면서 관련 광고 물량도 올스톱됐다. 여행 업계의 광고는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가 갈수록 치솟는 환율로 인해 이미 예약된 여행일정마저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항공기 참사로 인해 광고에 대한 이야기조차 꺼낼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옥외광고 매체사와 실사출력 업체들이다. 두 업종은 정치·사회적 이슈에 민감한데다, 기업 광고 축소의 영향을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한 옥외광고 매체사 관계자는 “연말연시의 가장 큰 광고는 유통업계의 세일 광고인데 옥외광고 물량이 대거 취소됐으며, 논란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쪽으로 예산이 돌아가고 있다”라며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옥외광고 자체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었다.
또 다른 매체사 관계자는 “여행과 영화, 콘서트 광고는 물론이고 신년 초에 맞춰 준비하고 있던 아이돌 관련 광고마저 모조리 취소되고 상황”이라며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지만 광고주들의 불안한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사출력 업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요 행사 및 프로모션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제작 물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수도권의 한 실사출력업체 관계자는 “세일 행사나 콘서트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홍보를 자제하면서 계획된 제작 물량 자체가 취소됐다”며 “항의를 하고 싶어도 발주처 차원의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른 출력업체 관계자는 “행사 홍보 현수막을 요청했던 업체로부터 행사 취소 현수막으로 바꿔 제작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게 한 두 건이 아니다”라고 밝혔했다.
실사출력 시장의 상황을 짚어보는 주요한 지표 중 하나는 디지털프린팅 관련 메이저 장비 공급사들의 잉크 판매량이다. 이 업체들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잉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가량 줄었다. 출력업체 대부분의 일감이 크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디지털프린터 공급사 관계자는 “이번 연말은 코로나19 팬데믹때 만큼이나 장비와 잉크의 판매량이 줄어서 충격이 매우 크다”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도 심각하지만, 현장 실사출력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같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런 시장 상황이 반전될 마땅한 호재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사회 분위기가 안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의 광고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것뿐 아니라, 정치·사회 뉴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에 반비례해 광고 주목도가 떨어지게 된다.
특히 올해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시장을 반등시킬만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없는 점도 악재가 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 광고를 늘리고, 광고업체들도 이를 지렛대삼아 업황을 쇄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스포츠 행사를 비롯한 빅 이벤트 자체가 거의 없는 환경이다.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