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협회-중소기업-지역상인 합작으로 이뤄지는 최초의 협업·상생 모델 / 협약 체결→특수목적법인 설립→사업자금 공모 거쳐 서울시 광고물심의 단계
일반 광고매체와 자유표시구역 광고매체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이즈다. 옥외광고물법의 일반적 기준으로는 벽면의 경우 광고면이 225㎡를 초과할 수 없는데 자유표시구역은 다르다. 행안부의 재량이 곧 제한이다. 2016년 서울 코엑스 일대가 1기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고 행안부 재량을 바탕으로 1,620㎡짜리 벽면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되면서 초거대 전광판 시대가 열렸다.
2기에는 이런 초거대 전광판이 우후죽순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올해 서울 명동과 광화문, 부산 해운대에 다수의 초거대 전광판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1기 구역인 코엑스 일대에도 추가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2기가 진행되면서 이런 초거대 전광판 못지않게 소형 전광판이 초미의 관심을 끄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옥외광고물법의 일반적 기준으로는 가로조명 용도에 국한된 단순 가로등에는 광고를 표시할 수 없다. 그런데 가로 조명 기능에다가 CCTV, 와이파이, 비상벨, 전기공급장치 등 시민 안전 및 편의 기능을 추가하고 여기에 전광판을 부착하는 형태의 다기능 지주형 시설물이 자유표시구역마다 줄지어 설치될 예정이다. 이른바 가로변 미디어폴 광고매체다.
미디어폴 광고매체는 규격은 작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일정 구간 거리의 적합한 장소에, 적합한 눈높이로, 많은 수량이 설치된다. 광고비는 초거대 전광판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때문에 광고 전문가들은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탁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규격이나 형태에는 차이가 있지만 현재 명동의 3개 구간에 54기, 광화문에 20기, 해운대에 14기 등 총 88기의 미디어폴 설치가 추진중에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명동의 3개 구간, 특히 그 중에서도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길과 명동8길로 이뤄진 한국오오에이치협회(이하 ‘OOH협회’) 사업권 구간이다.
OOH협회는 이곳에 총 30기의 SMP 설치를 추진중에 있다. SMP는 조명과 광고, CCTV, 전원공급 등 여러 장치를 결합한 복합 지주 시설물인 스마트 미디어 폴(Smart Media Pole)의 약칭이다. 남대문로에서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 이르는 명동길 220m 구간에 13기, 이곳부터 퇴계로 명동역에 이르는 명동8길 330m 구간에 17기가 설치된다. 기당 전면과 후면에 3.75㎡ 크기의 LED디스플레이가 장착돼 광고면은 총 60면이다. 양방향으로 60개의 지주이용 전광판 매체가 들어서는 셈이다.
이곳은 관심도 높지만 사업의 진행 속도도 빠르다. OOH협회는 지난해 중구의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단독 응찰로 사업권을 확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근거로 영리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한국에스엠피를 설립했다. 한국에스엠피는 OOH협회 회원사를 상대로 사업자금 투자를 공모해 16개 업체로부터 제작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현재 서울시 심의가 진행중인 상태여서 올해 상반기 안에 충분히 론칭이 가능할 전망이다.
명동길 SMP는 아주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우선 자유표시구역 전체 미디어폴 매체의 선두 주자로서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입지나 상징성, 방문객수 등에서도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곳의 성공 여부가 자연스럽게 광화문, 해운대, 1기 코엑스 미디어폴 사업의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친다. 전체 미디어폴 사업 성패의 시금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1기와 2기 전체 자유표시구역 매체를 통틀어 유일한 협업·상생 모델 매체라는 점에서 특히 더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동길 SMP는 중구와 OOH협회, 투자 기업들, 명동상인회가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매체다. 지금껏 자유표시구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소수 대기업과 대형 언론사들에 의한 독과점 문제다. 자유표시구역에 참여한 대기업과 언론사들은 예외없이 부업으로 옥외광고 사업에 뛰어들어 거대 자본력과 영업력으로 알짜배기 사업권들을 확보하고는 옥외광고 시장 전체의 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때문에 옥외광고가 본업인 전통 기업들의 대기업과 대형 언론사, 자유표시구역에 대한 원성과 불만은 팽배해질대로 팽배해진 상태다.
행안부는 2기를 추진하면서 지자체를 통한 중소기업 상생 방안 마련을 무마책으로 내놓았으나 결국은 흐지부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기업들이 자유표시구역에 참여하는 첫 사례로 등장한 것이 명동길 SMP다. 행안부가 내놓았던 중소기업 상생방안의 유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성공을 한다면 대기업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이면서 유용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명환 한국에스엠피 대표는 “이미 몇 군데 지자체로부터 문의가 들어왔을 만큼 명동길 SMP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이곳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옥외광고 시장의 최대 숙원인 중소기업 상생 롤 모델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