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
날씨 불러오는 중...
Echo

Weekly Updates

뉴스레터 신청하기

매주 보내는 뉴스레터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제4호) 옥외광고대행 입찰의 공공연한 비밀

l 호 l 2003-02-13 l
Copy Link


옥외광고대행 입찰의 공공연한 비밀


최근 서울시 지하철공사가 실시한 2호선 광고대행 입찰과 관련, 한 옥외광고대행사가 제기한 특혜의혹을 두고 업계에서 말들이 많다.
이 업체가 제기한 의혹은 현재 법원에서 \'지위보전 가처분신청\'으로 진행되고 있어 곧 진실이 가려질 터이지만 중견 매체사가 공기업을 대상으로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구한 일 자체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이같은 사태는 공기업의 옥외광고대행 입찰에 참여해 본 업체 관계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담합이나 불공정 경쟁 등을 초래하는 그릇된 입찰관행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같아 씁쓸하다.

A사 사장은 이같은 일을 두고 \'입찰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고개를 돌린다. 공기업 입찰이 가장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입찰의 현실은 사실상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입찰에서 특정업체에 유리하게끔 참가자격이 매만져진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자격기준을 뒤흔드는 것이다. 특정 업체별로 자본금이나 광고대행실적 규모를 따져본뒤 터무니없이 새로운 조건을 정해 응찰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수법이다.

또 \'안정적인 수익 확보\'라는 명목하에 사소한 흠결을 트집삼아 특정업체를 배제시키는 방법도 동원된다고 한다.금요일 오후 또는 휴일을 바로 앞둔 주말에 입찰등록을 실시하거나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등록 당일에서야 새로운 증빙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는 업체만 유리하도록 하는 얄팍한 방법도 동원된다고 한다.

입찰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지켜질 때만 의미가 있다.
가뜩이나 규모의 열세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중소 업체들이 공기업에 의한 편파적 입찰방식으로 사업의욕마저 꺾어야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번에 특혜 의혹을 제기한 업체 가운데 한 회사의 사장은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목소리는 며칠 전과 달리 힘이 빠졌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입찰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는커녕 앞으로 \'영원한 갑\' 공기업과 관련업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입찰장에서 \'왕따\' 취급을 받는 등 역효과만 부르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지하철 광고대행권을 놓고 업계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사가 입찰 희망업체 모두를 수긍하게 하는 합리적 설명없이,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할 경우 \'장삿속 챙기기\'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안정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