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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호) 생활형·기업형 광고물을 똑같이 보는 건 무리

l 호 l 2003-02-13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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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언

생활형·기업형 광고물을 똑같이 보는 건 무리

김동욱 사인애드(www.signad.net) 시삽


2002년 옥외광고대상 수상작을 놓고 사인업계가 뒤숭숭하다. 환경조형물에 옥외광고 대상을 수상했다는 논란이다. 이런 문제는 사실 올해부터 바뀐 공모요강에서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과거 우수광고물전에선 출품작들의 경계가 분명했다. 각 지역의 생활밀착형, 중소 규모의 업체들의 창작품으로 한정돼 있었다.

이것이 올해부터 옥외광고대상으로 바뀌면서 크게 두 가지가 달라졌다. 제작기간 문제와 출품대상의 범위확대가 골자다. 기 설치물 제작년도를 2000년까지로 제한한 것과 심사 채점기준에서 예술성에 60%를 준 점수비율 문제나 교수들로만 짜여진 심사위원 배정 문제는 논외로 하자. 수상작이 조형물이냐, 광고물이냐 하는 문제도 이젠 의미가 없다.

문제는 생활형 간판 및 광고물, 대형광고물, 교통광고물, 공공시설 이용 광고물, 공공사인 시스템 부문에서 모두 출품해 수상작을 뽑겠다는 안이한 사고와 틀에 심각성이 있다는 점이다.
옥외광고의 범위는 너무 넓다. 경계를 가르기가 쉽지 않다. 옥외광고는 특수한 형태, 형식, 내용, 아이디어, 첨단기술, 소재를 총동원해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의 위력은 곧 광고물의 위력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에 따라 거대자본이 투여된 광고물 상품과 자영업자들의 생활밀착형 광고물상품의 품격은 영역을 완전히 달리한다.

이렇듯 다른 성질의 것들을 모두 하나의 범주로 놓고 점수를 매긴다는 발상이 이번 시상제도 문제의 시초였다. 과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처럼 지난해는 서예부문이, 올해는 서양화에서, 내년에는 조각, 공예에서 대통령상을 시상하는 웃지못할 전철을 되짚어 나갈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옥외광고도 마찬가지로 올해는 공공시설이, 내년에는 교통광고가, 그 다음해는 생활형 간판이 수상토록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은 현 광고사업협회의 모순된 구조에서 기인한다. 즉, 기업형 광고업계와 생활밀착형 자영업 광고계가 한지붕 아래 같이 기거하기 때문이다. 지방지부, 지회의 모임에 나가면 철물점 최 노인, 간판일당 김 기사, 앵글집 박 사장, 후레임 제조사 임 사장도 있다. 시스템 판매상, 대기업 매체대행사 서 과장도, 메이저급 제조업체의 이사도 마주앉아 소주를 나눈다. 그렇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첨단 옥외광고산업의 미래를 같이 논하는 것이 협회의 현실이다.
광고사업협회는 이런 지회, 지부의 상부구조에 앉아 있을 뿐이다. 이제는 협회도 달라져야 한다. 옥외광고계가 달라졌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협회는 스스로 그 구조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과거처럼 단일구조의 조직, 구태적 사업구조로는 급변하는 거대광고산업 시스템을 제대로 추스르기 힘들다.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 된 지금도 전국지부가 독자적인 정보사이트를 구축하지 못하는 능력으로 첨단정보와 기술, 소재, 사업을 다루길 바란다는 것은 과욕이다.

소규모 자영업계의 작업들이 기업형 업체들에게는 소꼽장난처럼 보일 것이고, 자영업자의 눈에 보이는 기업광고물과 매체광고물들은 만질 수 없는 신기루인지도 모른다.
양 극단을 달리는 두 개의 영역을 별도로 처리하지 못하는 한 이번 대상 수상 파문과 같은 문제들의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