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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기고 / 강상현 (서울시 금천구 옥외광고 담당)

l 호 l 2005-02-21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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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강상현 (서울시 금천구 옥외광고 담당)>
효율적인 광고물 관리의 해법 찾기
“용도지역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사업 펼쳐야”

서울시는 99년부터 옥외광고물 시범가로 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처음 3년간은 각 자치구에서 1㎞ 내외의 도로구간과 건물 1동씩을 시범가로와 시범건물로 선정, 그 지역을 특정구역으로 묶은 후 광고물 수량과 설치규격을 제한했다. 옥외광고물의 색상과 형태도 각 자치구가 디자인 용역을 통해 작성한 디자인 시안에 의해 시행하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같은 맥락에서 종로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청계천 복원사업의 하나로 청계천 주변상가의 옥외광고물에 대한 디자인 개선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광고물 정비사업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99년부터 시행된 시범가로와 시범건물에 가보기를 권한다. 몇 년이 흐른 지금 그곳의 표정은 어떠한지, 당시의 의도대로 광고물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취지에서다.
결론적으로 당시의 판단에는 잘못이 있었던 것같다. 계속적으로 시범가로를 늘려 추진하는 것보다는 1곳의 시범가로라도 먼저 제대로 관리되는 게 순서가 아닐까.

현재 진행중인 종로업그레이드 프로젝트와 청계천 사업을 한번 살펴보자. 종로 프로젝트는 종로 가로변 건물의 옥외광고물에 대해 수량과 규격 등을 제한하는 특정구역으로 묶은 후 정비를 하는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이곳 광고물의 디자인 수준 향상을 위해 디자인 전문업체 4곳을 선정하고, 이곳에서 해당 업주와 상담해 디자인을 완성한 다음 광고물심의를 거쳐 설치토록 하였다. 이렇게 설치하는 업주에게는 최고 500만원까지 제작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종로 프로젝트 구간 내 광고물에 대한 설치 및 제작업체에 대해선 모집공고를 통해 선정된 40여개 업체로 제한하고 있다.

청계천 사업도 종로 프로젝트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청계천에는 가로형 간판만 설치토록 하고 제작비 지원도 200만원이다. 그리고 1곳의 디자인업체를 선정, 모든 광고물의 디자인 작업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두 사업에 대해서 제작업계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종로 프로젝트의 경우 몇몇 업체가 사업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청계천 사업과 관련해서는 제작하지도 못할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들린다.

옥외광고물 디자인은 겉모양만 예뻐서는 안되며, 시판중인 재료로 제작 및 설치될 수 있어야 한다. 또 현실에서의 제작단가(좋은 디자인도 너무 비싸 소비자가 외면하면 잘못된 디자인이다)와 소비자의 욕구도 충족시켜야 하는 등 사전 고려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청계천사업 디자인에 대해서는 제작업체들로부터 제작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제작업체의 디자인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그래서 불만이 나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광고물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 현장을 둘러보면서 헛고생한 것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는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광고물만 업그레이드한다고 가로의 경관수준이 달라지겠는가? 광고물은 건축물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설물이다. 건축물을 떼어놓고 광고물만 업그레이드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처음부터 광고물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건물의 리모델링과 함께 추진했어야 옳았다. 물론 관련부서가 많으니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고를 바꿔야 한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특정구역을 지정하면서 1층을 제외하고는 가로형 간판에 판류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판류형 간판 전체를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디자인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조형성을 가진 광고물을 디자인하려면 오히려 입체형보다는 판류형이 더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데 말이다. 현재 입체형이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문자형으로 설치되는 것으로 일관되고 있다.

과연 이것이 디자인 업그레이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입체형으로만 설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놓고 과연 다양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까? 디자인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제라도 옥외광고물에 대한 정비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로를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용도지역·지구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가로를 따라 광고물의 수량과 규격을 제한하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각 자치구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옥외광고물에 대한 설치제한·완화사항을 포함하도록 하여 그 지역 여건에 맞는 광고물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너무 일방적인 제한과 규제는 오히려 효과를 반감시킬 뿐 아니라 역작용마저 초래할 수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일괄적인 가로 단위의 규제보다는 건물의 용도와 그 지역의 상황에 맞춰 건물 또는 지역단위로 광고물을 제한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상업지역, 관광지 및 재래시장 등 상권이 형성돼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실정에 맞게 현재보다 광고물의 수량이나 설치·규격 등을 더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

반면에 주거지역에서는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지금보다 더 강화하여 차별화를 둔다면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