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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호) 정관복원수술

l 호 l 2003-08-11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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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 분리 수술이 화제가 되었다. 보기만 해도 가슴아프고 안타까웠던 모습에서 수술 후 각각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니 감탄사가 나올 만 하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낯선 의료진에게 모든걸 맡기고, 이따금 환자가 생명을 잃기도 한다는 위험도 이겨내고 성공한 수술이기에 그 기쁨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전공분야가 아닌지라 자세한 부분까지는 모르지만, 신경과 혈관이 연결된 하나의 몸을 둘로 나눈다는 일은 고성능 현미경을 쓴다고 해도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수술이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미세한 수술에는 흔히 대형 수술현미경이 사용된다. 사람 키보다 큰 지지대에 달려서 페달로 높이와 배율을 조절하는 수술용 현미경은 멋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익숙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기계다. 비뇨기과 영역에서도 이러한 수술현미경이 요긴하게 쓰이는 수술이 있는데, 바로 ‘정관복원수술’이다. 자녀를 적게 낳자는 국가시책과 피임을 원하는 부부들의 요구에 따라 ‘정관수술’이 각광을 받아왔다. 정자가 지나가는 양쪽 정관을 잘라서 묶는 정관수술을 받을 때는 다시 자녀를 갖을 이유가 없던 남성들이 이혼과 재혼, 자녀의 사고, 경제적 상승 등 여러 이유로 다시 자녀를 갖고자 정관을 다시 이어주는 수술이 바로 ‘정관복원수술’이다.

가느다란 정관 두 가닥을 내부의 구멍이 잘 뚫리게 연결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단순히 줄을 연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연탄불을 맞추듯 내부의 구멍이 잘 맞추어 연결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게다가 단단하게 연결한다고 여러 바늘 꿰매면 조직이 아물면서 구멍이 막힐 수도 있어 연결되기 적당한 정도만 시술해야 한다는 점이 이 수술의 최대 난점이다. 그러자면 대충 맨눈으로 하기보다는 확대경이 좋고, 확대경보다는 현미경을 써야 결과가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힘들여 수술을 해서 살살 원위치로 만들어 놓고 나면 환자에게 조심하고 안정하라는 당부는 단순히 환자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의 애착과도 일맥상통하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의사들의 집착이라 봐도 무방하다.

정관복원수술 자체는 담당의사가 정성을 다해야 하겠으나, 성공의 반 이상은 수술 후 환자가 얼마나 조심하고 안정을 취하느냐 달려 있다.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는 술과 담배를 삼가고, 음낭을 거즈나 속옷으로 잘 고정해 가느다란 실로 연결한 정관의 이음새가 손상되지 않게 조심해야 그토록 바라는 늦둥이가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