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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대기업 총수가 투신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표적인 기업의 대표가 사업상의 문제든 개인적인 문제든 스스로 죽음을 결심했다는 사실이 대다수의 소시민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는게 사실이다. \'자살\'이란 단어가 우리의 생활에 이렇게 근접해 있다는 사실이 또 한번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정신과 인턴 과정 중에 생긴 해프닝이 있다. 당시 병원에 정신과는 있으나 격리병동이 따로 없어 돌발적인 행동의 가능성이 많지 않은 환자들이 주로 입원해 있었지만 환자들의 사고방식이 모두 파악되는 것은 아닌지라 당직의들 사이에 은근한 긴장감이 흘러왔는데, 비오는 가을날 이른 새벽에 병동 간호사의 다급한 호출을 받았다. 우울증을 앓던 43세 남자환자가 새벽에 갑자기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날 치료를 받고 회복단계에 있어 퇴원을 예정하던 환자였던지라 별다른 고민 없이 당직수련의에게 가볍게 전화로 소식을 전했는데 전화를 통해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빨리 병원건물 주변의 화단들부터 확인해 봐! 얼른 뛰어!”
너무나 다급한 목소리에 머리끝이 쭈삣해 지면서, 7층 병동에서 떨어져 처참해진 시체를 연상하며 비오는 화단을 1시간 이상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결국 얼마 있다가 병원 옥상에서 몰래 담배 피는 모습을 보고 어이없게 웃고 말았다.
먹고살기 힘들 때는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를 말하면 배부른 소리라고들 했다. 그러나 실제로 진료실에서 심리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환자들을 보면 이런 편견은 금방 무너지게 된다. 비뇨기과 영역에서도 정신적, 심리적인 요인의 질환들이 무척 많은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이라면 발기부전을 들 수 있다. 남성의학이 미지의 세계였던 시절에는 발기부전이 100% 정신적인 문제라고 믿었을 정도였으나 발기의 메커니즘과 검사방법의 발달로 혈관계(동맥과 정맥), 신경계, 내분비계(호르몬) 등등 거의 모든 신체기능이 원만해야 안정된 발기기능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21세기 현재에도 30~40대 남성의 발기부전 중 많은 수가 정신적인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신체적인 원인의 치료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정신적인 원인의 발기부전에 대한 치료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는 원인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서 이겨내는 방법이다. 보통 전문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집어내고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분석하여 환자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신체적인 기능을 수퍼(super)로 끌어올려 심리적인 억제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흔히 ‘목적 달성식(goal-oriented) 해결책’이라고도 한다.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던 발기주사요법이나 수년간 모든 남성들에게 빛이 되어준 ‘비아그라’,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몇 가지 약물 등이 모두 이러한 방법들에 속한다.
혼자서 고민을 키우던 시대는 지났다. 나 혼자서 안되면 어느 분야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떠맡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