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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성동구 간판업계의 실질적인 \'간판\'
형 따라 두 동생 업계 입문
광고종합타운 공동설립 목표
\"오히려 힘 들었을 때
의지가 됐던 적이 더 많아요.
언제나 한사람의 빈 자리를
나머지 두형제가
무리 없이 메워주곤 하니까요\"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재 \'한양디자인\'의 설동헌(41) 사장은 성동구 관내 옥외광고업자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15년째 간판사업을 해온 베테랑으로 사무실과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활약도 이름 석자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보다 더 큰 이유는 \'색다른 가업(家業)\'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설 사장의 두 남동생 동덕(38)씨와 동관(36)씨도 같은 관내에서 각각‘성동네온’과‘한양기획’을 운영하고 있다.이들 삼형제는 \'간판\'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까닭에 성동구 일대에서는 \'간판 삼총사\'로 통한다.
그리고 설 사장의 손위 처남인 서영원(39)씨도 설 사장과 함께 한양디자인 일을 보고 있어 말 그대로 간판업은 이들 설씨 집안의 ‘가업’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변에서 이들을 일컬어 \'성동구 간판업계의 실질적인 간판\'이란 우스갯소리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 삼형제가 간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네온기사 생활을 하던 맏형 동헌씨가 지난 89년 성동구 성수동에 네온, 스카시, 채널 전문업체인‘성동기업’의 문을 열게 되면서부터.
사업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동헌씨가 이듬해 전북 순창에 있는 두 동생 동덕씨와 동관씨를 차례로 서울로 불러 올리면서 삼형제가 한배를 타게 됐다.
형을 따라 \'간판장이\'가 된 두 동생이 이전과 전혀 다른 인생을 시작한 초창기엔 갈등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형이 하는 일을 돕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네온 관련 일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정말 내가 갈 길이 이 길인가 싶어 고민도 무척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두 형과 함께 몇 년 고생하면서 일을 하다 보니 차츰 자연스럽게 \'이게 내 천직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되더라구요.\"
막내 동관씨가 밝히는 업계 입문기다.
큰형에게서 기술을 전수받고 현장을 오가며 간판 관련 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두 동생은 차례로 독립을 하게 된다. 93년에는 막내 동관씨가 성동구에‘한양기획’을 냈고, 95년에는 파나플렉스 시장을 내다 본 큰형 동헌씨가 이를 전문으로 하는‘한양디자인’을 차리면서 자연스럽게‘성동네온’은 둘째 동덕씨가 맡았다.
그 후 삼형제는 지금까지‘따로 또 같이’서로 돕고 의지하며 일해오고 있다. 몇십년을 함께 해 왔으니 떨어져 있을 법도 한데 삼형제는 성동구에 처음 둥지를 튼 후 걸어서 10분 거리에 각자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두터운 형제애를 과시하고 있다.
동헌씨는“같은 일을 하다보니 유대도 더 돈독해지고 말도 잘 통하는 편”이라며“일과 연관된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작고 큰 집안 일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로 서로에게 의지와 도움이 많이 된다”고 은근슬쩍 형제애를 자랑한다.
같은 일을 하다보니 업무적으로 충돌하거나 의견대립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덕씨는“셋 다 성격이 느긋하고 유한 편이어서 지금껏 일과 관련해 큰 소리를 낸 기억이 한번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오히려 힘들었을 때 의지가 됐던 적이 더 많다”는 동관씨의 대답에 두 형은 공감하는 듯, 과거를 떠올리는 듯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실제로 지금까지 각자 사업을 하면서 크게 다친 적이 한 번씩 있었는데 그 때마다 한 사람의 빈 자리를 나머지 두 형제가 무리없이 메워주곤 했다고.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혼자가 아닌 나\'라는 생각에 더욱 혈육의 정을 강하게 느끼고, 그런 만큼 일에도 열성이 더 생기는 것같다는 동헌씨.
동헌씨는 “2001년 말 간판시공 중 다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해 6개월 동안 병원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두 동생이 발벗고 나서 도와줘 큰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며 동생들이 있어 항상 든든하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넘치거나 모자라는 서로의 수주물량을‘품앗이’를 통해 해결하는 등 업무면에서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한꺼번에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곧바로 나머지 형제들에게 SOS를 보낸다.
동헌씨는“우선 내 가족이어서 일을 나눠줘도 더 기분이 좋다”며“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가지 나쁜 점이 있습니다. 식구다 보니 제가 한창 바쁠 때라도 형들이 부탁한 일을 거절할 수 없잖습니까.”
막내 동관씨가 들려주는 행복한 푸념이다.
이들 삼형제는 광고사업협회 성동구지회와 관내 옥외광고사업자들의 친목모임인‘왕족회’의 주축멤버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등 지역 내 업자들과의 유대관계도 돈독히 쌓고 있다. 모임에 삼형제가 빠지면 허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형제간 우애가 좋고 항상 활발하며 적극적이어서 보기 좋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현재 각자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 삼형제의 꿈은 향후 간판영업부터 제작, 시공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광고종합타운’을 만드는 것.
삼형제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시작을 함께 한 것처럼, 훗날 광고종합타운을 만들어 삼형제가 한마음으로 신바람나게 일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은 기자 coolwater@sp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