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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호>와이드인터뷰 한양대 산업디자인학과 윤종영 교수

l 호 l 2005-06-27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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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 정책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옥외광고, 문화가 해답이다”
문화적인 시각에서 관련법 전면 손질하는 게 급선무
버스래핑도 멋있게 하면 도시의 명물… 실사시장 활성화는 곧 옥외광고 성장

옥외광고물법 개정법이 지난해 말 공포되고, 후속조치로 추진돼온 시행령 개정령도 최근 공포돼 6월 24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령 개정령은 당초 예상을 깨고 모범 위임 사항 위주로 소폭 개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문화관광부와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주목된다. 간판은 문화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현행 관련법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변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종영 한양대 교수는 “그렇다면 국회와 정부, 업계, 학계, 언론 등이 참여해 옥외광고물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포럼을 제안하고 싶다”며 “옥외광고를 하나의 문화로 보고 접근하려는 인식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


-현행 옥외광고물법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나.

▲근본적인 문제는 규제를 위한 규제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시각에 있다고 본다. 그러다보니 획일화된 규제로 문화가 실종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물론 일정한 기준과 잣대는 있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정비의 대상으로 보고 접근해서는 안된다. 이제 옥외광고를 하나의 문화로 보고 접근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관련법을 어떻게 손질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광고물이 정비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도시환경의 중요한 요소라는 시각에서 출발해 관련법을 전면 개정해야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전문가 집단을 통해 관련법에 대해 디테일한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벗겨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각계 의견 등을 수렴해 법을 새롭게 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종로 프로젝트 등 관 주도의 간판정비 공공 프로젝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종로나 청계천 프로젝트를 보면서 다시 한번 간판을 정비하는 게 중요한지, 아니면 새롭게 하는 게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정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것은 행정 차원의 접근이다. 더욱이 단기간에 추진하려다보니 매뉴얼에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상점마다의 특성이 무시된 채 획일화를 초래했다. 난립한 간판의 숫자는 줄일 수 있었을지 몰라도, 문화를 불어넣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기왕 예산을 쓸 거라면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진행했어야 했다. 문화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그렇게는 안했을 것이다.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문광부와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 광복로 사업이 대안을 제시했다고 보나.

▲행정차원이 아닌 문화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출발은 일단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뿌리는 놔두고, 잎만 건드린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문화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좋은 사례가 나오길 기대한다.

-현재 옥외광고 산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억제시키는 지나친 규제가 많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식의 정책은 문제가 많다. 염려가 된다고 안하면 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일례로 래핑광고 시장이 그렇다. 버스 래핑광고도 멋있게 하면 도시의 명물이 될 수 있다. 월드컵 때 삼성동 무역센터와 포스코 빌딩의 래핑을 보고 흉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우선 불필요하고 지나친 규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버스광고도 전면 래핑을 허용하고, 심의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허용하고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난립되는 것을 막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시장은 활성화시키지 않고, 업계에 ‘잘해라, 잘해라’ 하면 그게 되겠느냐.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맥락에서 실사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아는데.

▲실사시장이 활성화돼야 옥외광고 시장이 커진다. 현재 실사시장은 지나친 규제로 인해 정상 지수가 100 이라면 10정도의 선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매체대행 시장은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다. 실사시장이 커지는 것은 새로운 광고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건설현장 펜스 및 방음벽 등에도 다양한 실사 연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오히려 도시미관을 풍요롭게 하는 것인데, 왜 규제의 시각으로만 접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옥외광고학회를 만들 때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

▲학회를 처음 만들 때 산파역할을 했고 부회장직도 맡았다. 설립 당시 큰 밑그림은 옥외광고물법의 문제점 등을 찾아내 개선하고, 해외의 좋은 사례를 소개하는 등 옥외광고 산업의 발전에 일조하고 도시환경을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학회의 모습이 다른 쪽으로 흐르는 것 같아, 잡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집행부와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1년여 만에 학회를 나왔다.

-학회를 포함한 학계의 바람직한 역할은.

▲학회를 포함해 학계는 업계와 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디테일한 연구를 통해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개인이나 업체의 이익이 아닌 전체 옥외광고 시장의 활성화를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껏 학회가 업계를 대표하는 옥외광고협회 등의 지원을 받았다면 전문가적 입장에서 법개정 과정에 커다란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러고 있는지 묻고 싶다.

-광고물에 대한 국회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계와의 공조가 절실한 시점인데.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이 광고물에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법을 다루는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 전면적인 법개정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이제 학회를 포함한 학계도 법개정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국회와 정부, 업계, 학계, 언론 등이 참여해 옥외광고물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포럼을 열길 적극 희망한다.

-업계를 대표하는 옥외광고협회가 정상화됐다.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협회가 이제는 새 출발을 한다는 생각에서 지엽적인 것은 벗어던지고, 문화를 새롭게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 줬으면 좋겠다. 협회 산하의 부설 연구센터나 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희망해본다. 이제는 업계 스스로도 연구하고, 교육하고, 또 전문가 양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 자기발전을 위한 투자와 노력만이 업계의 위상을 한층 강화시켜줄 것이다.

- 이민영 기자



■주요 연구실적 및 약력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공항 옥내외 사인시스템&도로표지 및 공공시설물 디자인
△독일 스틸베르크 쇼핑몰 컨셉 설계 및 옥내외 사인광고시스템 등 디자인
△영종도 국제공항 내부도로표지의 인간공학적 디자인 연구 및 적용(2000년)
△고속도로표지 개선안 연구(2001년)
△자동차번호판 개선안연구 자문위원
△현 한양대 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전공 학과장
△현 한양대 공학기술연구소 산하 디자인기술공학연구센터장
△현 서울시 도시환경디자인 심의위원
△현 중소기업 진흥공단 생산구조 합리화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