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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호> [색다른 발견 이색간판 속으로 - 삼청동 '안단태' 갤러리 사인

l 호 l 2006-08-19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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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다른  발견 이색간판 속으로 - 삼청동 ‘안단태’ 갤러리 사인



고전미와 현대적인 감각의 절묘한 조화로 눈길
 
한복치마 입은 버선발 캐릭터로 한국적 이미지 표현
 
예로부터 산과 물, 인심이 맑고 좋다하여 삼청(三淸)이라 불리던 곳. 삼청동은 조상의 옛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한옥과 이국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적 양식의 오묘한 조화를 담아내는 동네다. 여기 기발한 표현과 심플한 멋으로 눈길을 잡아끄는 사인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외국의 예쁜 카페를 연상시키는 갤러리 \'안단태\'
 

 

사진1_ 건물 상단의 흰색 사인은 깨끗한 느낌을 살려주고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모습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사진2_ 갤러리 외관 벽면의 사인.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이 돋보이며 ‘안단태’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사진3, 4_ 편안하면서도 단아하게 걸어가는 버선발 캐릭터를 한국적 이미지로 승화시켜 사인에 표현해냈다. 이탈리아어·한글·한자를 조합해 의미를 재구성한 아이디어의 발상이 재밌다.
 
  사진5_ 이국적인 향기가 물씬 나는 지주사인.
 
 
이탈리아어·한글·한자 조합해 의미 재구성한 아이디어 참신
작은 입체사인으로 여백의 미 강조… 심플하면서 세련된 멋



고즈넉하고 호젓함이 묻어나는 삼청동 길을 걷다 먼발치에서 재밌는 캐릭터와 어울린 사인을 발견했다. 단순한 디자인이 주는 깨끗함, 캐릭터에서 묻어나는 익살스러움으로 건물 꼭대기의 흰색 사인은 호기심을 발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발길을 돌려 찾아간 곳은 아담하면서도 외국의 예쁜 카페를 연상시키는 갤러리 ‘안단태’.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갤러리 외관 벽면의 사인은 ‘안단태’에 담긴 의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걸음걸이 빠르기’ 즉 ‘조금 느리게’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andante(안단테)’와 한글 ‘안단태’ 그리고 ‘安(편안할 안), 端(단아할 단), 態(모양 태)’의 한자를 매치해 갤러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복합적으로 나타냈는데 아이디어의 발상이 참 흥미롭다. 
심볼 역시 한자 ‘安(편안할 안)’과 영어 ‘A’자를 조합해 한복치마를 입고 버선발로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편안하면서도 단아하게, 조금 느린 것 같지만 다부지게 걸어가는 버선발 캐릭터를 한국적인 이미지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동시에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안단태’ 화랑의 정신까지도 나타내고자 했다.
‘안단태’의 사인은 화려하진 않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이 풍기는 사인의 컨셉은 ‘한국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조화’다.
그림·판화·도예 작가이자 아트디렉터인 신정희 관장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미래건설에서 제작을 맡아 진행했다. 총 제작기간은 4일. 사인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신정희 관장은 가장 어려웠던 점이 ‘안단태’라는 텍스트를 시각화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갤러리 입구의 지주사인을 제외하면 건물 상단과 외관 벽면의 두 사인은 모두 간판의 틀 없이 건물 및 벽면 자체에 글자만 돌출되도록 붙인 형태다. 여기엔 특별한 의도가 깔려 있다. 글자 하나하나가 ‘안단태’ 화랑의 목표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넓은 면적에 사인이 크지 않게 설치돼 여백의 미도 느껴진다. 소재는 아크릴과 알루미늄이 사용됐다. 자체 내장을 하지 않고 사인 위쪽에 조명을 달아 밤에는 간접적으로 빛을 받은 사인물이 은은하게 보인다. 지주사인은 황동주물로 동그란 간판 틀을 만들고 채널문자를 설치해 완성했으며 마감재로는 얇은 철판을 활용했다. 이국적인 목조건물의 외관에 맞춰 지주사인도 외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간판으로 예쁘게 만들었다.
이들 사인에는 빨강, 회색, 검정, 흰색의 4가지 색만 적용됐다. 사랑하는 마음, 현대 도시를 각각 빨강과 회색을 통해 표현했고 먹·한국인의 눈·머리카락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으로 가장 한국적인 색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삼청동 입구에 문을 연 이 작은 화랑에서 마침 파키스탄 아이들을 위한 작은 그림전 ‘잼벨리’가 열리고 있었다. Chambeli(잼벨리)는 파키스탄 국화인 ‘자스민’을 가리키며 파키스탄어로 ‘행복’을 의미한다. 아이들을 위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화랑 외관에 자스민 꽃을 장식해 놓았다고.
‘안단태’의 모토는 예술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참신한 발상과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는 사인과 함께 ‘안단태’의 앞으로의 행보는 언제나 활기차고 흥미로울 것이다.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