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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색 다른 발견 이색간판 속으로
같은 듯 다른 2개의 옷가게 간판이야기
‘고양이’ 컨셉… 각기 다른 소재로 제각각의 개성 발산
젊음과 개성이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홍대 앞 거리. 예술과 자유로운 감성이 뒤섞여 독특한 문화가 창출되는 이곳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간판이 있다. ‘고양이’를 컨셉으로 한 같은 듯 다른 2개의 옷가게 간판이 바로 그것.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2개의 매장은, 컨셉은 같지만 각각 나무와 부식철판이라는 내추럴한 소재를 채택해 자유분방한 멋을 추구하고 있어 지나가는 이들이 한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요즘, 어릴 때 읽었던 동화와 고양이에 얽힌 추억을 잠시나마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 옷가게 ‘캣츠(CAT’S)’
나무간판의 소박한 멋에 저절로 눈길
다양한 고양이 소품이 아기자기한 맛 더해

홍대 주차장 골목으로 올라가다 보면 화려하진 않지만 눈에 띄는 간판이 있다. 바로 동화 속의 나무 오두막집을 연상케 하는 아담한 옷가게 ‘캣츠(CAT\'S)’의 간판이다.
상호에서 나타나듯이 고양이를 컨셉으로 한 이 가게는 최영미 사장이 1년 전에 인수했다. 당시의 간판이 전체적인 익스테리어와 잘 어울려 마음에 들었고 개인적으로도 고양이를 좋아해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나무 특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가게 분위기에 맞춰 간판 역시 나무를 이용해 제작했다. 나무판자 위에 나뭇가지로 간판 속 글자들을 만들어 붙였다.
그는 “보기엔 간단해 보여도 글자로 쓸 적당한 크기와 굵기의 나뭇가지를 찾고 그것들을 잇는 작업이 꽤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전 주인에게서 들었다”며 “세심한 노력이 담긴 이 간판이 참 좋다”고 말했다.
간판 주변에 장식된 시계와 고양이 소품의 아기자기한 맛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 옷가게 ‘묘한 이야기’
부식철판 활용해 소재의 차별화 시도
디자인과 상호의 절묘한 조합

CAT’S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최영미 사장이 운영하는 또 다른 옷가게 ‘묘한 이야기’.
이 가게의 간판에서도 어김없이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CAT’S와 일관된 이미지를 지향하되 나무가 아닌 철재를 활용, 소재의 차별화로 분위기가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두 달 전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최 사장이 직접 간판을 디자인하고 제작은 그와 친분이 있는 최영관 입체설치 작가가 맡았다. 제작 기간은 열흘 정도가 소요됐다. 간판 틀과 글자 모두 철재로 만들었다. 6년 정도 부식된 일반 철판을 사용했는데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오묘한 색감이 물에 번진 듯한 수채화 느낌을 자아낸다. 간판의 고양이 그림과 글자는 용접으로 모양을 냈다. 고양이 그림을 한자 ‘猫(고양이 묘)’의 왼쪽 부수변에 절묘하게 위치시킨 디자인과 猫의 ‘묘’라는 음을 따 ‘묘한 이야기’라는 상호를 지어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입구 한 켠에 드리워진 흰 나무가 역시 동화 속 요정나라에 온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나무 소품을 직접 만든 최영관 작가는 “큰 나무를 구할 수 없어 밑부분만 깎아 조각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세부 가지들을 이어 붙여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껍질을 벗겨 속살이 드러난 나무에 오일스테인으로 칠을 해 신비로운 흰 나무를 만들어냈다고.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