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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D-수줍거나 머뭇거리거나 가슴떨리거나’
비밀스러운 공간 ‘D’의 간판 이야기
주간에는 낡은 듯, 오래된 듯 녹슨 철 그대로의 느낌
야간조명이 켜지는 순간 강렬한 흡입력으로 시선 유도
홍대에 펼쳐진 미로 같은 골목들을 헤매다 보면 ‘D’라는 블랙홀과 맞딱뜨리게 된다. 부식과 스크래치가 난 철판간판에서 나오는 낡고 낯선 느낌. 간판에 선명하게 오려진 ‘D’라는 글자는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강렬한 빛을 제공한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D는 무슨 뜻이지?’ 란 궁금증을 자아내는 비밀의 공간.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D’의 간판. 부식된 철을 사용해 오래된 듯 하면서도 멋스러운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D라는 글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조명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수줍거나 머뭇거리거나 가슴 떨리거나는 D의 부제다.(아래)
#1. 우연히 D라는 간판을 만나다
서울의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골목에 가면 D라고 새겨진 간판을 만나게 된다. 간판은 낡았지만 신선하고 신비로운 느낌에 한번 더 눈길을 주게 된다.
간판에 차용된 소재는 부식된 철로 주로 고풍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소재. 플렉스나 스카시, 채널만큼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색다른 간판을 원하는 이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이 소재의 매력은 의외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낡았지만 의외로 신선한 느낌을 제공하는 소재라는 점. D의 간판에도 역시 녹슨 철만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낡고 신선한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전해주고 있다.
D의 간판은 심플하면서 강렬하다. 간판 구성은 두 개의 정사각 철판과 네 개의 직사각 철판으로 한쪽 면에 ‘D’라는 알파벳을 레이저로 조각해 새겨 넣었다. 조각된 알파벳의 뒷면에는 아크릴판을 덧대고 마지막으로 6개의 면을 결합해 육면체를 만들었다. 만들어진 육면체의 안쪽의 빈 공간에는 일반 형광등을 조명으로 설치했다.
디올디자인의 서달원 실장은 “공간과 빛의 특성을 잘 활용한 간판이다. 공간 속에서 빛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느낌이며 특히 깊이 있는 조명 표현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간판 로고의 글꼴에는 매장의 컨셉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글꼴외곽에 단순한 직선처리를 하지 않고 벽돌문양을 차용해 변화를 주었다. D의 신숙주 부사장은 “여러 개의 벽돌이 모여 D라는 하나의 알파벳을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매장의 기본컨셉이 고대 이집트여서 인테리어에 주로 벽돌을 사용했는데 간판에도 벽돌의 이미지를 넣어 인테리어와 통일감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2. 비밀의 공간, 문이 열리다
D는 문화컨텐츠기업 로신앤컴퍼니에서 만든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와 공연, 와인, 맥주와 허브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D의 지하에 위치한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인디언의 토굴인 듯, 집시의 아지트인 듯 혹은 비밀스러운 집회장소인 듯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간판에서 풍기는 오래된 듯한 느낌이 매장에서도 확연히 느껴진다. 인테리어는 고대의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벽과 약 1m 높이의 파티션들을 모두 벽돌로 처리했고 방석과 쿠션, 촛불을 이용해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파티션이 굴곡을 이루며 미로를 형성해 독특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테이블이 좌식이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거나 혹은 누워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연인끼리 혹은 친구들끼리 비밀스러우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면 홍대 골목에 가서 녹슨 철로 된 간판 D를 찾아보자. 어수룩한 저녁에 가면 D라는 글자가 뿜어내는 조명에 저절로 이끌릴 것이다.
이승희 기자



고대 이집트를 연상케 하는 매장내부의 전경. 벽과 파티션을 벽돌로 만들어 고대의 컨셉에 걸맞은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벽돌이 주는 차가운 느낌을 보완하기 위해 은은한 조명과 촛불로 마무리했다. 은은한 조명아래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