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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호> 창간4주년 특집/ 성공으로 가는 블루오션 전략2-제작업체

l 호 l 2006-12-29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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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업체
 
전자입찰 확산과 업체수 과포화 속 제살깎기식 경쟁 가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져
 
 
간판 제작업계는 기업형 간판에 불어 닥친 전자입찰시스템의 확산과 생활형 간판 제작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과포화로 제살깎는 과당경쟁이 심화돼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간판에 대한 규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대기업이나 소형매장을 막론하고 간판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제작업계는 그저 ‘어렵다’, ‘물량이 없다’며 한숨만 내쉴뿐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혼란기를 걷고 있다. 5년전 첫 선을 보인 기업형 간판들을 대상으로 한 전자입찰 방식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여 과포화 상태의 생활형 간판 제작업체 수가 더이상 급증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내부적으로 변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H사 관계자는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스스로 변화의 길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K사 관계자 역시 “어쩌면 예고됐던 일”이라며 “현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마진 없어도 제작·시공할 수밖에 없는 현실

부실 제작·시공으로 소비자 피해 사례도 속출


 

기업형 간판 수주에 전자입찰방식이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1년 금융권을 통해서였다. 이듬해인 2002년 한빛은행이 우리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600여개 영업점 간판 물량을 최저가 전자입찰방식으로 진행해 업계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간판업계에 불어닥친 전자입찰 방식은 비단 은행권 뿐 아니라 유통업계로도 번져 대기업의 간판관련 입찰은 점차 전자입찰방식으로 굳혀지고 있다. 전자입찰방식 자체는 업체선정시 유착관계를 지양하고 입찰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일견 바람직한 부분이 있으나 문제는 발주처가 무제한 최저가 입찰을 시도하는데서 발생한다.


“무제한 최저가 입찰로 인해 수주가격이 과거에 비해 50%나 줄어든 상황이다. 입찰에 참여하는 제작업체들은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고정비도 챙기지 못하는 무리한 가격을 제시한다. 그러다 보니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H사 관계자는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찰받은 업체나 탈락한 업체 모두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낙찰받은 업체가 오히려 제작·시공 후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리기도 하는 기막히는 풍경도 벌어진다. K사 관계자는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리하게 공사를 수주하는 것”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상은 비단 기업형 간판제작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생활형 간판업체도 업체수의 과포화 상태, 법령의 강화 등으로 어렵기는 매한가지. 90년대 초반 유연성 원단인 플렉스라는 소재의 등장과 점착시트를 정밀하게 재단하는 커팅플로터의 도입으로 업계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플렉스의 손쉬운 작업성과 50%가 넘는 마진율의 장점은 자연 수많은 사람들을 업계로 유혹한 것.


하지만 얼마 안가 업체의 과포화와 불황으로 수요는 줄고 공급만 넘쳐나는 상황이 되었다. 2층 이상에는 판류형 대신 입체형 간판만을 설치해야 하는 등 간판에 대한 규제도 심해져 물량은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점포주들 역시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간판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 결국 이런 현실들은 제작업계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출혈경쟁의 피해는 비단 제작업체 뿐 아니라 발주처인 기업이나 점포주들에게도 돌아간다. 저가 공사를 따낸 제작업체는 자재에서라도 마진을 남겨보려고 가짜 안정기나 덤핑처리된 불량 자재들을 사용, 결국 부실 제작과 시공을 하게 된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주처 입장에서는 간판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공사가 도산해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혹은 원 시공사에 대한 불신으로 다른 시공사를 찾아가 보수를 의뢰하면 바가지만 쓰게 되는 격이 되어 버린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부 걸어야”

“제작업체들간 경쟁의식 지양하고 공동체적인 노력이 필요”

 
제작업계간 과당경쟁이 가시화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문제는 과당경쟁이 고질병으로 고착되고 있고 그런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이나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제는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간판제작업을 블루오션으로 유도해 가야 한다.


H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모색중이다. 예를 들면, 간판의 소재를 차별화한다거나 뛰어난 디자인력을 갖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업체들끼리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 시도는 당연히 요구되는 교과서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그동안 업계는 그런 교과서같은 노력도 별로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도 매우 고무적이다. 요즘은 공공디자인에 대한 정부와 개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공공디자인으로서의 간판에 대한 디자인 개선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Y사 관계자는 “과당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업체들간 대화의 장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무제한 최저가 입찰로 적정 마지노선을 붕괴하는 행위를 지양하도록 결속을 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제작업 협회를 결성해 어떤 룰을 정하고 페어플레이를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D사 관계자는 “제작업체들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그룹을 결성, 디자인력과 제작능력을 겸비해 다량의 물량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고 역설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결국 공동의 대화와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조직 결성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이상의 제작업체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옥외광고업에 종사하기 위한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이를 위해 전문 고등교육기관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한데 저가로 시공된 간판을 사용할 경우 어떠한 피해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유지보수 비용이 초기 투자비용을 얼마나 능가하는지 등  실상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승희 기자
 
  
 
 전자입찰의 확산과 업체수 과포화 속에서 제작업계는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