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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 옥외광고분야
급변하는 매체환경 속 “변해야 산다” 위기의식 확산
발주처-매체사간, 매체사-매체사간 상생의 불씨 지펴야
현재 옥외광고 대행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발주기관들의 사업자선정방식 변경이 잇따르며 큰 틀에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고, 무분별한 매체개발과 최고가 입찰에 따른 부작용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갈수록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대내외적인 매체대행업계의 환경변화는 옥외광고 매체사들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이미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고 또 성공시킬 것인가. 업계 스스로가 말하는 해법과 대안을 풀어본다.
새로운 매체·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광고주 요구 급증
정형성 탈피… 크리에이티브 살릴 수 있는 환경 조성돼야
광고주의 욕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새로운 매체와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광고주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 광고의 홍수 속에 이제는 소비자들도 웬만한 광고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업계는 광고주와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는 그간 정형화된 매체 판매에만 급급해 온 게 사실. 오히려 변화 없는 매체를 둘러싼 지나친 입찰경쟁은 매체료 상승으로 이어져 ‘저렴한 매체료’라는 그나마의 경쟁력마저 상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하락된 매체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우선 기존의 정형성을 과감하게 탈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K사의 관계자는 “광고주가 외면한 매체는 광고매체로서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광고주의 다양성이 넓어진 만큼 표현 및 소재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과감한 허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상한 기존 매체의 틀을 벗고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L사의 관계자는 “시장의 파이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매체개발이 오히려 기존매체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해 시장 전체의 동반하락을 초래했던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광고주가 선호하는 매체는 과감하게 허용, 발전시키고 안 되는 매체는 퇴출시키는 등 매체의 경직성을 해소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발주기관의 동반자 정신이 절실하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크리에이티브가 발휘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로 매체사들이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자선정 변경 바람 속 이업종 거대자본 진출 속속
업계 “제로섬 게임 대신 윈윈전략 모색해야” 한 목소리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이 매체료 상승, 광고주 외면, 옥외광고 환경의 악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노출함에 따라 발주기관들이 사업방식 변경을 속속 단행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미디어렙 방식, 차질이 빚어지고 있긴 하지만 도철이 추진하고 있는 ‘S-비즈 프로젝트’, 이밖에 철도공사와 서울버스조합이 도입한 제안입찰 방식 등 새로운 판매방식 도입과 이에 따른 매체의 통합화는 종합광고대행사 등 이종 거대자본 유입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 옥외광고 대행사들이 주도하던 전통적인 시장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 이같은 급격한 매체환경의 변화 속에 매체사들은 매체확보를 통한 몸집 불리기, 신규매체 개발 등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멸이 아닌 공존을 위한 공감대와 공통분모를 찾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K사의 관계자는 “급격한 환경변화로 업계에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최근 있은 몇 건의 입찰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최고가 입찰경쟁이 재현됐다”며 “지하철광고에서 톡톡한 수업료를 치렀던 게 불과 엊그제 일인데 아직까지 업계 스스로가 자승자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업계 스스로가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업권을 지키려는 공동의 노력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서로 뺏기고 뺏는 제로섬 게임을 할 때가 아니라 함께 사는 윈윈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도 새삼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작게는 경쟁의 대상이겠지만 크게 보면 공생해야 하는 동업자 관계”라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재와 타협을 이끌어낼 만한 사람도 조직도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발목 잡는 한계이자 숙제, ‘며느리도 모르는 옥외광고 효과’
매체가치의 정확한 평가·과학적 광고집행 근거 마련 급선무
국내 옥외광고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 오고 있지만 이에 부응하는 정확한 매체분석과 효과측정 시스템의 개발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 과학적인 광고집행의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은 옥외광고업계의 발목을 잡는 한계이자 숙제였다.
오래전부터 필요성과 당위성이 제기됐음에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라는 문제 앞에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이 사실. 그러나 광고주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급격하게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효과측정’이라는 해묵은 숙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로 다가왔다.
박현수 단국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펴낸 ‘옥외광고 효과와 유통구조’의 보고서를 통해 “선진외국의 경우 효과를 알 수 없는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효과분석에 근거한 과학적인 활동으로서의 광고 집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옥외광고 효과측정을 위해 관련조사를 책임질 기구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체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효과측정 없이는 옥외광고시장에서 떠나는 광고주를 붙잡을 수 없다”며 “이제는 메이저 매체사들이 중심이 되든, 별도의 전담조직을 구성하든 어떤 형식으로든 움직여야 한다”며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서울메트로, 코레일애드컴 등 발주기관이 최근 광고 모니터링 시스템과 매체효과측정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그런 면에서 고무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