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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호) '아파트는 건설회사 불법 광고탑'

l 호 l 2003-08-21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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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아파트외벽 브랜드광고 위험수위
건설사들 \'대형 광고탑\' 역할에 불법경쟁 앞장


건설현장의 아파트들이 시공사의 초대형 광고탑으로 둔갑, 버젓이 불법 상업광고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언제부터인가 대형 건설현장의 아파트 측면 외벽에 슬그머니 건설사의 브랜드광고가 등장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지역이나 현장규모에 관계없이 전국 도처에서 목격되는 등 위험수위를 넘어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는 것.
<관련기사 면>

특히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브랜드 알리기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가열·확산되는 추세며, 브랜드 표시도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사 브랜드를 표시하기 위해 외벽 전체를 브랜드명으로 도배하는 지경에 이르러 아파트가 아니라 \'광고탑\'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 관련법령에 따르면 건설사의 공사현장에는 업체의 홍보 로고나 브랜드명을 표시할 수 없게 돼 있으나 건설업체들은 이를 무시하고 버젓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으로 합법적으로 세워진 옥상빌보드와 야립 등 대형 매체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펴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아파트 측면 외벽을 통으로 사용할 경우 옥상빌보드 등 대형매체보다 크기가 배이상 커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 확산될 경우, 합법적으로 설치된 대형매체의 희소가치를 떨어뜨려 매체가치 자체를 평가절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차량통행이 많은 도심의 주요 도로변을 포함해, 국도와 고속도로 주변의 아파트 공사현장을 보면 어김없이 외벽을 크게 장식한 불법광고물이 대형으로 표시돼 국민들로 하여금 옥외광고물 전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끔 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경우 공사기간이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기간동안 초대형 불법광고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행정기관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옥외광고물이 도시미관 차원에서 엄격한 법적용을 받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특혜 아닌 특혜를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선 행정기관 광고물 부서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며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토로했다.
건설사들은 설령 구청의 시정요구를 받는다 해도 광고효과에 비해 처벌조항이 미미해 행정처분을 할테면 하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서초구 광고물 담당은 \"공사장 광고물은 처벌에 비해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에 과태료나 철거조치를 각오하고서라도 일단 표시하고 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와 함께 아파트가 완공된 후 외벽에 표시하는 건설사의 브랜드광고도 크기가 커지고, 점점 화려해지면서 불법광고물로 여겨질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아파트 외벽에 브랜드명을 작게 표시하는 것은 고지(告知) 차원에서 가능하지만 그렇더라도 광고물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다른 법(주택건설촉진법)에서 이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단속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먼거리에서 확연히 보이도록 브랜드명을 크게 표시하는 것은 광고목적이 분명해 단속대상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