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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호) 심야에 벌어지는 ‘불법광고물과의 전쟁’

l 호 l 2003-09-25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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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각해지는 불법광고물의 난립 때문에 관할 관청들은 주·야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단속의 경우 업주와의 마찰이 심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지난 17일 밤에 펼쳐진 동대문구의 야간단속 현장을 직접 찾아가 그 실상을 살펴봤다.

“전쟁하러 가세나.”
“전쟁은 무슨, 야간훈련이지.”
현장으로 출발하기 전 공무원들이 주고받은 농담이다. 하지만 이 농담은 결코 농담으로 끝나지 않음을 현장에서 곧 확인하게 됐다.

■사소한 시비에서 몸싸움 까지

단속반의 철거작업은 갓 입대한 훈련병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대형 에어라이트나 쇠사슬에 묶인 입간판 등 철거하기 힘든 광고물도 30초 안팎이면 작업이 끝났다. 이렇게 번개작전을 펴는 이유는 광고물 업주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용두시장길의 한 횟집 간판을 철거할 때는 업주가 30여m를 쫓아와 통사정하는 바람에 단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망우로의 한 주차장 입간판 철거때는 젊은 남자 3명이 “공무원이면 다야. 어디 칠테면 쳐봐”하며 달려들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숨바꼭질하는 불법 광고물들

유흥업소가 밀집한 장한로변 단속시에는 입간판 숨바꼭질로 공무원들이 애를 먹었다. 반대편에서 단속차량을 지켜본 업주들이 사인볼이나 입간판 등을 잽싸게 회수해 갔기 때문.
한 공무원은 “철거도중 몸싸움이나 시비가 붙으면 이 틈을 타 업주들이 불법광고물을 건물안으로 가져가 버린다”며 “그래서 작업은 신속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단속반은 16개 주요 도로에서 2시간여 동안 입간판 11개, 에어라이트 3개, 사인볼 2개, 현수막 10여개를 철거한 뒤 구청으로 돌아왔다.
이날 현장을 지휘한 이두재 동대문구 광고물팀장은 “오늘은 단속원이 많아 빨리 끝났다”며 “업무 과중으로 인원이 부족할 경우 4시간이상 단속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불법광고물 근절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면서 “등록제의 정착이나 법·제도적 측면의 강화도 좋지만 도시미관을 생각해 스스로 불법광고물을 설치하지 않는 의식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