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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금강제화 광화문본점에서 확인되는 불법광고의 실상은 관련 법령에 대한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으로서는 한마디로 입이 벌어질 노릇이다. 현수막, 전광판, 배너, 포스터에 이동식 입간판까지.
■방치하면 관련 법과 제도는 뿌리째 흔들려
서울시가 수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각 구청간 불법광고물 정비 경쟁을 북돋우고 있는 사례가 보여주듯 요즘들어 행정관청의 불법 광고물에 대한 단속과 계도는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에 따라 주로 생활형 불법간판들이 구청 공무원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단속되고 있고 이미 설치된 간판도 규정 위배를 이유로 뜯기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한켠에서 대기업이 도심 한복판의 매장을 불법광고물 전시장으로 둔갑시켜놓고도 멀쩡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현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더욱 이해못할 일은 본지 취재과정에서 보여준 행정기관의 잘못된 상황 인식이다. 다른 불법도 많은데 금강제화만 문제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담당공무원의 항변 아닌 항변이 그것이다.
물론 곳곳에 불법간판이 널려있는 게 현실이다. 금강제화측이 왜 우리만 취재대상으로 삼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법령을 집행하는 공무원으로서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상황 인식이다.
본사의 인근에 위치한 관계로 광화문본점의 실태가 곧바로 본지 취재망에 노출된 측면이 크지만 본지가 금강제화 사례를 중차대한 문제로 인식하는데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다.
첫째, 이 정도의 불법을 그대로 방치하면 광고물관련 법체계와 행정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우리의 옥외광고 문화가 불법광고물의 난립으로 낙후돼 있으며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한시바삐 선진화돼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옥외광고 문화의 선진화와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특히 광고주들의 제도 준수 및 인식의 전환이다. 그런데 대기업이 전국의 수백개 매장을 불법광고물로 도배하는 현실에서 다른 소규모 점포의 광고주들에게 법의 준수와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기란 어렵다.
옥외광고물 담당공무원들은 앞으로 지도단속이나 계도 현장에서 다른 광고주들이 금강제화 사례를 들며 형평성의 문제를 따질 때 어떤 설명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공무원이 설명에 궁핍함을 느낀다면 법과 행정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옥외광고업의 존립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불법이 판을 치면 합법은 설자리를 잃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합법적 옥외광고업의 생존권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전국 주요 도시의 번화가나 요충지 등에 위치한 수백개 매장을 광고선전장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별도로 유료 옥외매체에 광고를 집행할 필요성을 느끼는 광고주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합법적 옥외광고업의 존립기반 뒤흔드는 행위
실제로 금강제화가 이벤트때마다 텔레비전과 신문에는 상업광고를 대대적으로 하지만 옥외매체에는 일체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은 우리 옥외광고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강제화가 불법광고로 계속 재미를 보면 자연 전국에 매장을 갖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구미를 느낄 것이다. 금강제화 매장의 불법광고가 단순한 불법·합법의 차원을 넘어 업계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강제화 케이스는 또한 제작업계로서도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매장 전체를 도배하다시피 하면서도 정작 업계의 수익과 직결되는 고급 사인물은 거의 채택하지 않거나 채택하더라도 소형에 그치고 주로 값싼 현수막과 포스터, 배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도 아닌 것이 일반인에게는 간판으로 비춰지면서 간판난립에 대한 혐오감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불법 광고물의 문제는 업계의 존립과 발전이라는 큰 틀과 직결되는 사안임을 금강제화 사례에서도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