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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호) 광고사업협회, '파행운영' 논란

l 호 l 2003-12-18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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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건 등 현안처리 싸고 공정성 시비 난무
일부 지부장들 “이런 협회 희망없다” 이탈 조짐도

옥외광고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 법정(法定)단체인 한국광고사업협회(회장 임병욱)가 파행운영으로 난기류에 휩쓸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11,12,13면>

그동안 김준규 경기도지부장 징계문제를 둘러싸고 지도부내 집단적 갈등을 빚으며 심각한 내홍을 겪어온 협회는 급기야 상층부를 중심으로 파행운영 논란과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게다가 실제로 집행기구인 회장, 의결기구인 이사회, 심의기구인 위원회 등 공식기구들이 업무를 처리한 과정 곳곳에서 파행의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중앙회 업무처리의 공정성 및 적정성 문제를 놓고 상당수 시도지부장들이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도지부를 중심으로 이탈 기류마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감사에 대한 징계요청 부당 기각”(인사위), “무자격 이사의 의결권 행사”(이사회), “징계 재심청구 부당 기각”(회장) 등 문제를 제기하는 쪽의 주장들 대부분이 공조직의 근간이라 할 정관 및 제규정과 관련된 것들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또다시 지도부내 책임론과 징계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는 불쏘시개같은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징계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전국단위 공조직에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상식 이하의 기현상들이 곳곳에서 노출되기도 했다.
우선 공조직의 동일지도부 내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겨냥해 연대서명을 하는 일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종의 ‘파동’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관과 제규정 위반을 공개천명하며 불법으로 징계를 단행한 하부조직 일부 구성원들이 상대방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회의장에 난입, 이사회를 상대로 입장설명을 하고 의사진행 변경을 요구해 관철시키는 희한한 사태도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특별감사를 토대로 한 감사의 징계요청과 소관 인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사회에 올라온 징계안건은 회의를 주재하던 의장의 돌발적 제안에 따라 정관과 제규정에도 없는 ‘자진사퇴후 재신임절차를 밟는다’는 희한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사회에서 내려진 징계결정을 직권으로 재의(再議)에 회부했던 회장이 재의에서 징계가 확정된후 징계대상자가 재심을 청구하자 “회장의 재의요청으로 이사회에서 이미 재심을 한 것”이라며 피징계자에게 부여된 재심 청구권을 박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코사인전의 주최자로서 개막 당일 개막식과 시상식, VIP 참관안내, 외국 초청인사 만찬 등이 줄지어 예정된 상황에서 인사위원회, 법제위원회, 이사회 등 ‘뜨거운 감자’인 징계건을 다룰 회의를 다른 곳도 아닌 코엑스에서 연달아 개최, 행사에 갖가지 차질이 빚어지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발생한 것도 상식의 잣대로는 이해하기 힘든 조직운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크고 작은 기현상들이 빈발하는 와중에 조직의 수장인 회장과 모 지부장은 행사장에서 노골적인 감정싸움 장면을 표출시키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시도지부장들은 이사회 도중 차기 회장 및 감사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정식으로 요청, 그동안 징계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돼온 지도부내 갈등이 이제는 차기 집행부 구성문제로 옮겨붙어 전국으로 확대될 것임이 예고되고 있다.
일부 지부장들은 “정관과 규정이 무시된채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이런 협회로는 희망이 없다”며 별도 조직을 모색하는 등 시도지부장들의 불신과 반감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어 향후 협회의 진로와 관련,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기지부장 자격정지 1년 확정
김 지부장, “명백한 부당조치…법적대응 하겠다”

한편 협회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성남시지회 사태를 잘못 처리하고 중앙회 특별감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에 회부된 김준규 경기도지부장에게 자격정지 1년을 확정했다.
김 지부장은 이에 대해 “이번 징계는 그 과정이 의혹 투성이인데다 규정상의 절차마저 위반한 명백한 부당징계”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대항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이번 경기지부장 징계건은 한 지부장에 대한 징계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복잡미묘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논의가 반복되면서 협회 지도부는 선출직과 임명직간, 이사들과 감사들간, 주류와 비주류간 전례없는 내홍을 앓았고 시도지부장들의 집단 서명사태가 발생했으며 곳곳에서 원칙이 훼손되는 오점을 남겼다. 이는 필연적으로 향후 협회의 진로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논란과 시비, 상반된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지는 주된 쟁점과 사건들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 사안은 당사자인 김준규 지부장과 일부 시도지부장들이 문제를 제기해온 관계로 이들의 주장과 진술을 1차 토대로 했으며 이어 관계자들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기사화했다. <특별취재반>

<징계사태-원인과 경과>
“지부 헤게모니 분쟁에 중앙이 말려든 형국”
법적 다툼으로 시작… 결말도 법정으로

경기지부장 징계에는 표면적인 사유 외에도 지부의 내부사정, 중앙회 상층부의 역학구도 등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때문에 특정 사건의 시시비비 못지않게 그 사안이 어떤 배경에서 불거지고 어떤 기준과 절차로 처리돼 왔는지를 살피는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과 주변 정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준규 지부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해 2월 26일. 앞서 치러진 선거에서는 두 차례 등록, 두 차례 투표, 취임금지 가처분신청 등 향후 분쟁을 예고해주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 만큼 경기지부는 당시 내부사정이 복잡했고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접전이 치열했다. 최근까지 김 지부장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온 김정식 중앙회 감사는 1차등록때 함께 등록했다가 2차등록때는 접수하지 않고 대신 중앙회 감사에 출마, 당선됐다.

판공비가 발단
징계의 발단은 곧바로 나타났다. 취임 2달쯤 뒤 지부 감사가 수시감사를 벌여 김 지부장의 판공비 내역중 일부가 사적 용도로 사용됐다며 공금유용 판정을 내렸고 이어 중앙회 특감에서도 같은 판정 및 변상조치가 내려졌다.
김 지부장은 이때 전임자가 사용하던 관례를 따랐을 뿐이라며 최석현 직전 지부장(현 중앙회 이사)과의 형평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김정식 감사에게 집요하게 따져 물었다. 최 지부장 시절 김 감사는 지부 감사였기 때문. 또한 징계에 회부돼 인사위가 심의하게 되자 윤병래 인사위원장에게도 형평성을 따졌다. 최 전지부장 시절 윤 위원장은 중앙회 감사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발단은 성남시지회에서 비롯됐다. 지회장 선거를 둘러싼 분쟁으로 징계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중앙회의 지회 및 지부 특감으로 연결됐다. 특감에서 김 지부장은 산하지회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징계사유를 추가한다.
세 번째는 안양시지회에서 비롯됐다. 지회는 지난해 5월 1,700만원대의 세금추징을 통보받았다. 추징금액 대부분은 김 지부장이 지회장을 맡았던 기간중에 발생한 것이다. 지회는 이를 근거로 중앙회에 특감을 요청했다. 김 지부장은 이때 감사단 일부 인사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외부감사가 아닌 내부감사는 거부한다고 맞섰다. 이 일로 직무태만에 의한 지부 손실 및 감사거부라는 두 징계사유가 추가됐다. 이중 지부손실 부분은 나중 이사회에서 배제됐다.
이같은 배경을 지닌 징계건은 인사위 심의에서 자격정지 1년으로 이사회에 회부됐으며 이사회가 결론을 내기까지 약 두 달을 끌면서 협회 불협화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10월 7일 첫 이사회부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선출직 이사인 시도지부장들이 자격정지 1년은 과하며 경고 정도가 적합하다는 주장을 강력히 폈고 반면 임명직 이사들은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의장의 의사진행 방식을 둘러싼 문제제기까지 빚어지는 등 장시간에 걸친 논란끝에 이날 징계안건은 의장인 임병욱 회장의 제안대로 ‘경기지부장과 성남시지회장은 자진사퇴 후 재신임절차를 밟는다’는 내용으로 결말이 났다.
하지만 이 이사회는 시도지부장들이 협회 운영의 공정성 및 임 회장의 의중에 회의를 품는 계기가 됨으로써 협회 지도부가 내홍으로 빠져드는 분수령이 된다.
지부장들은 상정된 징계안건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고 그럼에도 이견이 남았으면 당연히 표결에 부쳤어야 했다며 그랬다면 김 지부장에게는 경고의 경징계가 내려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봉인조치 대 징계요청
김 지부장 또한 같은 주장을 펴며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그러자 중앙회 감사는 지부의 금전 지출을 금지시키는 봉인조치를 내렸고 이는 다시 협회의 내홍을 심화시키는 단초가 됐다. 지휘계통을 무시한채 유급직원 앞으로 공문을 보내 지부업무를 마비시켰다며 시도지부장들이 흥분, 대책회의를 갖고 연대서명까지 하는 초유의 사태로 발전하게 된 것. 연대서명에는 16명 시도지부장중 인천·전북·전남·경남 지부장을 제외한 12명이 참여했다.
경기지부는 봉인조치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며 감사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코사인전 개막일인 11월 27일 코엑스에서는 법제위, 인사위, 이사회가 연달아 열렸고 징계건은 이사회 표결끝에 자격정지 1년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회의진행 절차 및 표결에 참여한 일부 이사들의 자격시비가 불거졌고 일부에서는 무효 주장까지 제기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 회장은 27일 이사회 결정을 직권으로 재의에 회부했다.

실력행사 속의 이사회
재의를 위한 이사회는 12월 5일 열려 ‘자격정지 1년’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그런데 이를 계기로 시도지부장들의 협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더욱 심화돼가는 분위기다. 안양시지회 일부 회원들이 이사회장에 집단으로 몰려가 실력행사를 하고 이 속에서 이사회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 지부장은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사회장에 난입, 시도지부장들을 성토하고 밖에서 진을 친채 안건처리를 압박하는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회의진행이 가능할 수 있느냐”며 “다시는 중앙 회의에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지부장은 5일 이사회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협회가 회장의 재의 회부로 이미 재심이 끝난 것이라며 기각하자 법적 대응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김준규 지부장 징계건을 처리해가는 과정에서 상당수 시도지부장들은 회장과 감사, 인사위 등에 이의제기와 불만, 불신을 표출해 왔고 집단서명으로 대항하기도 했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와 의문점들을 내용별로 살펴본다. 이들 의문점은 집단적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는 현상황에서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특별취재반>

<징계사태-남은 의문점들>
처리과정 곳곳서 ‘공정성 논란’ ‘편파 시비’ 일어

1. 규정외 징계 가능한가
첫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은 임병욱 회장의 의사진행 방식은 당일 항의도 받았지만 이후 지부장들로부터 많은 의혹을 사고 있다.
감사가 특감을 토대로 징계를 요청하고 인사위가 심의해서 올린 안건이 토의를 거쳐 표결만 남은 상태에서 의장의 갑작스런 돌발제안으로 “자진사퇴후 재신임절차를 밟는다”는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버렸기 때문. 지부장들은 당시 의장이 이사들 의사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에 비춰 원안인 ‘자격정지 1년’과 수정안인 ‘경고’를 놓고 표결을 했으면 경고로 결론났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진사퇴 후 재신임절차’ 의 정체가 뭐냐는 것이다. 징계는 정관과 징계업무규정에 사유와 종류, 양정(수위) 등이 명시돼 있는데 이사회가 이를 벗어난 징계를 의결할 수 있느냐는 것. 이것이 징계라면 법리상의 죄형법정주의에 비춰볼때 정관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정관은 징계의 종류를 경고, 직무정지, 자격정지, 제명 4가지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징계가 아니라면 안건의 실종이라는 또다른 문제가 생긴다. 안건에 따른 징계를 한 것인지, 안한 것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의장의 의사진행 방해설’이 여기서 나온다.

2. 감사는 징계할 수 없나
‘자진사퇴 후 재신임절차’를 김 지부장이 거부하자 감사는 경기지부에 직원 급료와 공과금을 제외한 일체의 경비 지출을 금하는 봉인조치를 내렸고 이는 지부장들의 분노를 야기했다.
지부장들이 분노한 이유는 두 가지. 지휘계통을 무시한채 공문을 유급직원 앞으로 보냈다는 것과 징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부업무를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지부장들은 대책회의를 갖고 연대서명을 벌였으며 경기지부는 이를 첨부, 중앙회에 직권남용 및 지부피해를 사유로 두 감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그런데 이 사안을 다룬 이사회에서 윤병래 인사위원장이 “감사 징계는 이사회에서 할 수 없다”고 해 무산되자 지부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윤 위원장은 이와 관련, “회장과 감사 등 총회에서 직선으로 선출된 임원은 총회에서만 징계권이 있는 것”이라며 “이사회 일반 임원들이 수의 힘으로 부당하게 징계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관 제26조 5항은 협회 임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제12조는 감사를 협회 임원으로 명시하고 있어 설득력이 약하다.
게다가 이 설명대로라면 경기지부장도 경기지부 총회에서 직선으로 선출했으므로 이사회에서는 징계할 수 없다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3. 감사 회원자격 유무와 변호사 의견서
이 사안은 지부장들이 협회 운영의 원칙과 공정성 차원에서 이해하고 접근했기 때문에 핵심쟁점이 돼왔다.
김정식 감사는 임기중 법인 이사직에서 사임, 등기부에서 삭제됐다. 그러자 피감 위치에서 수세에 몰리던 김 지부장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경기지부는 중앙회에 회원자격 유무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한편 지난 6월 자격상실을 이유로 제명처리했다.
협회 정관 6조의 회원자격 부분은 ‘법인의 경우 대표이사 또는 당해법인이 지정한 임원’으로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 규정에 의거한 자격유무를 놓고 협회 지도부는 ‘있다’와 ‘없다’로 확연하게 갈렸다. 주로 ‘없다’는 의견은 선출직 이사인 지부장들이, ‘있다’는 의견은 임명직 이사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의견차는 공식기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지부장들이 주축이 된 법제위에서는 ‘없다’로, 인사위에서는 ‘있다’로 갈린 끝에 결국 이사회에서 ‘있다’로 결론을 냈다. 원래 정관과 제규정의 유권해석 소관 위원회는 법제위인데 이번에 법제위 결론을 인사위가 뒤집음으로써 법제위 무용론도 일고 있다.
이 사안과 관련, ‘변호사 의견서’를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사무국에서 법제위 위원들에게 변호사 의견서를 돌렸는데 이 배경에 대해 지부장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의견서는 협회 고문변호사들이 작성한 것으로 골자는 김 감사는 ▲등록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제출의무화 이전에 취임했으므로 감사 지위에 영향이 없다는 것과 ▲이사 지위의 등기여부에 관계없이 법인의 실제 경영자이기 때문에 임원으로 보아 정회원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견서가 김 감사에게 유리한 내용인데다 과거에는 사무국에서 변호사 의견서를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지부장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4. 이사회 원인무효설
징계건이 복잡미묘한 과정을 거치면서 곳곳에서 자격시비 및 효력 논란이 일었다. 이사회 개회를 했느니 안했느니, 표결권 없는 인사가 표결에 참여를 해 무효라느니 등 시비가 일다가 마침내 이사회 원인무효설까지 등장했다.
배경은 이사회 운영규정 제9조 2항의 ‘연 3회이상 이사회에 불참시에는 이사직 자진사퇴 의사로 간주하여 이사직을 해임한다’는 내용에서 비롯됐다. 문구가 ‘해임할 수 있다’는 재량조항이 아니라 ‘해임한다’는 강제조항으로 표현돼 있어 3회 이상 불참한 이사들의 자격 여부가 논란의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특히 3회 이상 불참자는 주로 임명직인데다 징계를 최종 확정한 12월 5일 이사회를 앞두고 사무국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참석독려 전화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해서도 지부장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5. 안양시지회는 성역인가
안양시지회는 김 지부장을 제명하면서 불가피하게 협회 정관과 제규정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하부 공조직이 조직 전체의 근간을 훼손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안양시지회는 나아가 중앙회의 최고 의사기구인 이사회장에 난입, 정관 및 제규정 위반을 이유로 김 지부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면서 실력행사도 벌였다.
그런데 이에 대해 협회는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아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윤병래 인사위원장은 “정관을 몰라서 한 것이 아니고 김 지부장이 감사를 제명한데 대한 반발로 한것”이라며 “김 감사 제명건처럼 똑같이 기각처리하고 책임은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두 사안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경기지부는 김 감사가 이사직을 사임해 회원자격 상실에 따른 제명처리를 했다는 주장인데 반해 안양시지회는 정관 및 제규정 위반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는 차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번 안양지회 케이스는 경우에 따라 다른 하부조직도 정관과 제규정을 위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6. 왜 하필 27일인가
지부장들은 김 지부장 징계건과 김 감사 제명건 등을 다룬 회의가 다른 날도 아닌 11월 27일에 집중된 사실에도 의구심을 표한다. 27일은 업계 최대의 제전인 코사인전이 막을 올린 날. 협회는 이날 개막식과 옥외광고대상 시상식, 전일본옥외광고단체연합 참관단 만찬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법제위, 인사위, 이사회 등 ‘뜨거운 감자’를 다룰 각종 회의를 전시장 한켠에서 잇따라 개최했다.
특히 법제위와 인사위를 동시간대에 개최, 당사자인 김 지부장의 경우 인사위 참석을 봉쇄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사회도 당초 예정된 5시를 훨씬 넘겨 시작한데다 7시에 일본측 귀빈들과의 워커힐호텔 만찬이 예정돼 있어 이동시간까지 감안하자면 여유있는 토의는 애시당초 불가능했다고 한다. 따라서 지부장들은 전시회 분위기 등을 활용한 몰아치기 성격이 강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경기지부가 김 감사의 회원자격 유무에 대한 질의를 한 시기가 거의 두 달 전이어서 회의날짜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7. 변질된 경기지부 선거와 감독관
협회는 징계문제가 협회 차원에서는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징계건의 ‘자진사퇴 후 재신임절차’에서 파생된 감독관이 경기지부를 접수하다시피 하고 있어 말썽이 되고 있다.
‘자진사퇴후 재신임’이라는 이사회 결정이 이치에 맞고 안맞고를 떠나 이를 김 지부장이 거부, 다시 이사회를 열어 ‘자격정지 1년’으로 결론을 맺었으면 앞의 ‘자진사퇴후 재신임’과 이를 진행하기 위한 ‘감독관 파견’ 결정은 당연히 무효여야 하는게 이치다.
그런데 협회는 지난 12월 8일 이사회 최종 의결결과를 경기지부에 통보하면서 ▲윤병래 부회장겸 인사위원장과 이갑수 부회장겸 조직위원장을 감독관으로 선임, 전권을 부여하고 ▲감독관은 후임 지부장, 지회장 선거 등 일체의 업무를 지휘감독하며 ▲지부장, 지회장 선출을 위한 모든 진행과정은 ‘처음부터(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선거 등 일체의 업무를 지휘 감독한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문맥대로라면 감독관은 지부업무를 총괄하는 ‘총독’같은 지위인 셈으로 경기지부는 사실상 감독관에게 접수됐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 표현이다. 감독관이라는 명칭은 협회 정관이나 제규정 어디에도 없다.
당초 재신임절차와 무관하게 시작된 경기지부 임시총회도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중앙회의 ‘제로베이스’ 조치로 무효화되게 돼 경기지부 구성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8. 재심은 한 것인가 안한 것인가
김 지부장 징계건은 11월 27일 이사회의 ‘자격정지 1년’ 결정을 임병욱 회장이 직권으로 재의에 회부, 12월 5일 이사회에서 다시 다뤄졌다.이날 재의에서도 ‘자격정지 1년’의 결정이 내려졌고 김 지부장은 이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협회는 회장의 재의 회부로 재심이 이미 이뤄진 것이라며 김 지부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여기서 규정에 보장된 피징계자의 재심 청구권을 회장의 재의에 의한 재심으로 갈음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야기된다.
협회 징계업무 규정 제11조는 ‘징계가 확정된 자가 재심을 받고 불복에 있을 때에는 징계처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재심청구를 피징계자의 권리로 분명히 못박고 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