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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화 벗어난 서체로 간판에 색다른 개성 부여최근 간판의 미니멀화가 가속화되면서 간판의 크기나 소재 대신 서체를 이용해 매장의 개성을 강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전처럼 화려한 간판을 부담스러워하는 점주들은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매장의 개성을 강조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젊은 오너들 사이에서 외국어보다 우리말 간판을 휠씬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는 것도 서체에 주목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최근에는 깔끔하면서도 개성있는 간판 서체를 찾거나 전문적인 손글씨 업체를 통해 간판 서체를 디자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불리는 손글씨 디자인이다. 아름다운 서체라는 의미의 캘리그라피는 디자인과 서예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꼴을 만들어내는 타이포그라피의 한 분야다. 문자를 단순한 언어 수단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그림이자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예술이자 디자인의 한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보통 영화 포스터나 제품 패키지 위주로 쓰였는데 최근 간판의 미니멀화 트렌드에 맞물리면서 간판 디자인 분야에서도 활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획일화된 채널사인들 속에서 눈에 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개성적인 서체이기 때문이다.
캘리그라피는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상의 서체보다 훨씬 다양하고 실험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형화된 서체가 주는 딱딱함이나 평범함을 해소시키고 보다 자연스러운 정서를 강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최근 대유행하는 티타늄 간판이나 레이저 간판과도 디자인적 정서가 아주 잘 맞는다.
간판 디자인 업체 아우어사인의 조성재 실장은 “간판의 경우 사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손으로 직접 쓴 사인이 일반적으로 활용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간판시장에서 캘리그라피는 전혀 새로운 기법이라기보다 오히려 복고풍 정서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글씨 느낌의 간판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서체 개발업체들이 아주 다양한 캘리그라피 서체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캘리그라피 명인들의 글자체로 만든 캘리그라피 서체가 프로그램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간판업체들은 이런 유료 및 무료 서체를 이용한다.
하지만 고유한 서체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하는 매장들의 경우 전문 캘리그라피 업체를 찾기도 한다. 손글씨 서체를 받은 후 이를 스캔해 프로그램을 돌려 도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또한 일부 오랜 간판 장인들의 경우 서체를 가져다주면 그 모습 그대로 수작업으로 간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캘리그라퍼 김세라씨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필성(筆性), 즉 자기만의 ‘글씨 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글씨꼴을 보고 거기에 묻어나는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성, 감각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며 “간판에 적힌 상호의 서체에서도 사람들은 가게의 이미지를 판단하게 되는 까닭에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고유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캘리그라피를 의뢰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